"불로자산소득 세금 완화 주장 안타깝다"…상속세율 인하 주장에 '일침'
이재웅 전 쏘카 대표(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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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이후 '상속세율 인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상속 두 번 한다고 회사 없어지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전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창업 1세대 때는 마음대로 운영하던 회사를 3세대에서는 상속세 때문에 지분이 줄어들어 여러 주주들과 타협해가며 경영해야 할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회사가 특별히 더 어려워질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상속세율이 높다고 기업가정신이 침해된다고 하지만, 누구도 1조 원 벌어서 물려주면 5천억 세금내야 하니까 창업을 하지 말고, 돈을 벌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리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자기 노력 없는 부의 대물림으로 그것을 물려받는 사람들은 불로자산소득이 생기는 것이므로 근로소득세와 큰 차이나지 않는 지금의 상속세율의 세금을 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상속 두 번 한다고 회사 없어지지 않는다. 삼성이 그 좋은 예"라며 "특정 계층에 대해서만 불로자산소득에 대한 세금을 완화시키자는 주장에 심지어 정치권도 동조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서서 출발하는 대가에 대한 세금마저 근로소득세율보다 적게 낸다면 떳떳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다음은 이 전 대표의 게시물 전문.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작성한 글 전문 |
'월트디즈니컴퍼니'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조금 설명을 드리자면, 월트 디즈니 형제가 약 100년전인 1923년에 세운 이 미디어회사는 작년 매출이 대략 75조원에 이익이 13조원쯤 되는 회사입니다. 뉴욕증시에 상장되어 있고 시가총액이 220조원쯤 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SK하이닉스+네이버+LG화학+현대자동차+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을 합한 만큼 큰 회사이고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창업자 형제가 1957년 상장 뒤에도 경영에 참여했고, 창업자 가족이 20% 이상 지분을 유지하다가 지금은 3%이내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세대는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경영에도 참여하다가 3세대를 지나면서 지금은 디즈니 이사회에는 디즈니가문 사람이 아무도 없고, 지분도 3%미만이라 경영에 관여한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 가족들은 대부분 각자 자선사업이나 자기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물론 3%미만이라고 해도 수조원의 부를 후손들이 나눠가지고 있겠죠.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상속 두 번한다고 회사 없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삼성이 그 좋은 예이기도 하구요. 상속받은 2세대가 관리를 잘 못하면 3세대에 가서는 상속세를 내느라 재산이 줄어들 수도 있겠고, 창업 1세대때는 마음대로 운영하던 회사를 3세대에서는 상속세때문에 지분이 줄어들어 여러 주주들과 타협해가면서 경영해야할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회사가 특별히 더 어려워질 이유는 없습니다. 주인없는 회사가 오래 전에 된 디즈니나 스티브잡스 지분이 거의 없는 주인 없는 회사인 애플같은 회사를 보면 경영성과는 오히려 더 좋기도 합니다. 상속세율이 높다고 기업가정신이 침해된다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1조원 벌어서 물려주면 5천억 세금내야하니까 창업을 하지 말고, 돈을 벌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리 없습니다.
온갖 어려움을 겪고 창업을 해서 큰 기업으로 키우거나 물려받은 자산을 잘 투자하고 관리해서, 또는 경영능력을 발휘해서 크게 성장시키는 기업인들은 존경받을만 합니다. 물론 존경뿐만 아니라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받았을 거구요. 그러나 자기 노력 없는 부의 대물림으로 그것을 물려받는 사람들은 불로자산소득이 생기는 것이므로 근로소득세와 큰 차이나지 않는 지금의 상속세율의 세금을 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자산으로 돈을 버는 것이 노동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 쉬워지는 시대에 자산소득에 대한 충분한 세금을 물려서 소득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기본소득등의 재원을 확보해야할 때에 특정 계층에 대해서만 불로자산소득에 대한 세금을 완화시키자는 주장에 심지어 정치권도 동조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사람의 안전에 대한 규제를 제외하고는 규제를 완화해서 마음껏 기업을 창업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 성장한 기업들을 키운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서 번 사람들만큼의 세율로 세금을 내고, 나중에 그 부를 물려주면 물려받는 사람들도 열심히 일해서 번 사람들만큼의 세율로 세금을 내고 떳떳하게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 잘 만나서 남들보다 훨씬 앞서서 출발하는 것만도 엄청난 행운인데 (공제금액 이상 상속을 받아서 상속세를 1원이라도 내는 사람이 1년에 1만명도 안됩니다), 그 앞서서 출발하는 대가에 대한 세금마저 근로소득세율보다 적게 낸다면 떳떳할 수 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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