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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트럼프 "의사들이 돈벌이 위해 코로나19 환자수 부풀려"…책임론 피하기 위해 음모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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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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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레딩 국제공항에서 유세 연설을 하기 위해 도착하면서 주먹 쥔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레딩|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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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상에 관해 의사들이 환자수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수가 90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23만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재확산되자 근거없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코로나19에 졸속 대응해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음모론을 제기했다. 미국 최대 의사단체는 즉각 반발했고,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의료진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미시간주 워터포드 타운십에서 유세를 하면서 “누군가가 코로나19로 죽으면 의사들은 더 많은 돈을 받는다는 걸 아느냐”면서 “그들은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유감스럽게도, 모두가 코로나19로 죽는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서는 사망 원인으로 코로나19에 덜 비중을 둔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심장마비가 암에 걸렸을 때 그게 말기 질환이고 코로나19에 걸리면 그들은 암이나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한다”며 “우리는 불확실하면 코로나19를 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그가 말한 게 끔찍해’라고 말하겠지만 그게 진실이다. 2000달러 더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돈을 더 번다”고 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위스콘신 유세에서도 사망 원인으로 코로나19가 기재되면 의사들은 더 많은 돈을 번다면서 비슷한 주장을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의사 단체인 미국의사협회는 의사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일부러 코로나19 환자수를 부풀리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강력 반발했다. 수전 베일리 AMA 회장은 성명에서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등 최일선 의료인들이 감염병 대유행 기간 환자를 치료해왔다면서 “그들은 의무감과 신성한 맹세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베일리 회장은 “공중보건 위기에서 의사들이 환자수를 부풀리거나 주머니를 채우려 한다는 주장은 악의적이고 터무니없으며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발언이 전해진 직후 나왔다. 베일리 회장은 “지도자들은 근거 없는 비난과 공격을 하기보다 과학을 따르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 두기 같은 공중보건 조치 준수를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에서 유세를 하면서 “그가 오늘 한 얘기를 들었는가? 의료진이 코로나19를 조작하고 있다고 미국의 대통령이 비난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그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31일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동 유세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그는 이번주를 마무리하면서 언론과 사람들이 너무 코로나에 초점을 맞춘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는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라고 불평한다. 그는 미디어가 코로나에 집중하는 것을 시샘한다. 그리고 이제 그는 이 감염병 대유행으로 의사들이 돈벌이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누군가가 돈을 벌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그들의 생명을 건다는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엔지니어링센터(CSSE)는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수를 909만8300명으로, 누적 사망자를 23만194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30일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233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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