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더 퀸 극장에서 코로나19 및 건강 관리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로 이미 22만 명 이상이 숨졌다"라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을 통제하지 않는다'라는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말을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그냥 포기했다"라고 비판했다. 2020.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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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스버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 마틴스버그 앨투나-블레어 카운티 공항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20.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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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중국에선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정부의 논평이나 관영매체들의 미 대선 관련 보도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중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태도를 보였다가 후폭풍에 직면할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중국 주요매체들의 미국 관련 보도를 보면 홍콩이나 신장위구르 인권문제를 비판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한 것이나 미국 내 틱톡 제재에 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현 정부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난이긴 하지만 대선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많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자신들이 핵심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선 즉각적인 대응을 해 왔다"며 "중국의 보도는 이에 대한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외교당국자를 만나도 미국 대선 관련 이슈는 물어도 아무 얘기도 해주지 않는다"며 "함구령이 내려진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의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미국 대선에 대한 보도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이따금 나오는 미국 대선관련 보도도 판세에 대한 분석이나 대선 이후 중국과의 관계를 진단하기 보다는 간단하게 일정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향후 대응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지만 조용히 대선 진행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대신 중국의 속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보편적인 의견은 무역전쟁을 일으킨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바이든 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맥스 보커스 전 주중 미국대사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인터뷰에서 보커스 전 대사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안정을 원할 것이며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바이든의 당선을 선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대중 기조가 바뀌지 않을지는 몰라도 바이든이 당선되면 관세 수출 규제 등 트럼프 정부가 진행했던 중국 관련 정책을 재검토 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정책이 근시안적이고 파괴적"이라면서 "필요할 때 관세를 사용하겠으나 전략적 계획에 따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에 대해 유화적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고 비난해 왔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강경하게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게다가 바이든 후보가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인권과 소수민족 정책을 공격해올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인권문제를 거론했지만 바이든 후보는 인권 등의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삐걱거리긴 했지만 애써 합의한 무역협상도 새롭게 진행해야하는 부담도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 지도부가 트럼프의 재선을 바랄 것이란 분석도 적잖다. 중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내 분열과 미국 국력의 쇠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장기적으로 세계 패권국가를 노리는 중국 입장에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 회복을 원치 않기 때문에 트럼프가 재선을 원한다는 것이다.
[베이징=AP/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폐막한 제19기 5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21∼25년 적용되는 제14차 5개년 경제 계획과 관련해 "과학기술 강국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20.1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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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후보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과 미국의 획기적인 관계 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는 지난달 29일 19기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통해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중국의 급부상을 막아야만 하는 입장이어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중국에 대한 견제는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5중전회에 나온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자립경제를 만들어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겠다는 기조에서 나온 것들"이라며 "중국도 미국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미국과의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걱정하는 것은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미국 선거에 영향을 줬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라며 "대선이 끝날 때까지 중국의 몸사리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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