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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과거 명성 되찾자” 동부이촌동 일대, 정비사업 훈풍에 집값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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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맨션, 놀이터 지분 소송 승소 판결 이후 정비사업 추진 탄력

주요 리모델링 단지들도 사업 속도…인근 지역까지 영향 주목

헤럴드경제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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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전통적인 서울의 부촌으로 손꼽히지만 장기간 정비사업 중단으로 침체기에 있었던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가 빠르게 활력을 되찾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택시장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맞물리면서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일대 주요 단지에 대한 관심 또한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인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한강맨션 전용면적 87.54㎡가 지난달 23일 22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면적에서 직전 실거래가(21억8000만원·올해 7월) 대비 4000만원 올랐다.

시중에 매물 자체는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재 호가는 22억5000만원 선에서 형성돼 최근 몇 달 동안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71년 입주를 시작한 한강맨션(660가구)은 국내 최초의 중산층 아파트로, 한강변을 대표하는 ‘노른자 재건축 단지’ 중 한 곳이다.

이 같은 집값 오름세의 배경에는 단지 내 놀이터 지분 소송에서 현 소유주가 처음으로 승소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서울서부지방법원은 한강맨션의 이환성 재건축조합 고문단장이 최초 분양자인 A씨를 상대로 낸 놀이터 지분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한강맨션 조합원들 대부분은 단지 내 놀이터 부지 여섯 곳(총 4277.4㎡)에 대해 법적 소유권이 없는 상황이다. 1969년 공급 당시 법적 기준이 미비했던 것이 원인이다. 이후 아파트 지분 자체는 새로운 매입자에게 계속 넘어왔지만, 놀이터 공유 지분은 여전히 A씨 명의로 등기가 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소송에서 이 단장이 승소하면서 다른 조합원들의 소유권 이전 소송 또한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동부이촌동 리모델링 추진 단지 가운데 ‘대장주’로 꼽히는 건영한가람(2036가구)의 전용 84.96㎡도 지난 9월 19일 18억4000만원에 손바뀜하는 등 최근 2건 실거래 모두 신고가를 경신했다.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사업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추진위 측은 내년 중 조합설립과 시공사 선정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건영한가람을 비롯해 강촌, 이촌코오롱, 대우, 우성 등 5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주민 이견으로 사업이 한 차례 좌초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각각 834가구와 1001가구 규모인 이촌코오롱과 강촌이 최근 공동리모델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정비사업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4일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이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리모델링 사업 최초로 고급 주거 브랜드인 ‘르엘’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이촌동 주민들의 높은 열망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강맨션과 함께 동부이촌동 ‘재건축 3총사’로 꼽히는 한강삼익과 왕궁도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6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인근 한강삼익은 오는 2022년 일반분양이 유력하고, 왕궁도 조만간 사업시행인가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촌동의 정비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인근 지역까지 파급효과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서빙고동의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신동아아파트 소유주들은 오는 14일 조합설립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합 설립에 성공할 경우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화’ 규제를 피하게 된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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