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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트럼프, '불복 시나리오' 가동…지지자들은 교량·고속도로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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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1억명 육박 사상 최대

최종 개표시간 길어질 가능성 커

후보 당락 확정되지 않을 경우 미국 전역에서 혼란

공화, 민주 법률 가용 자원 총동원

트럼프 지지자들 뉴욕 뉴저지 일원서 교량과 고속도로 점거

맨해튼 상점들은 선거후 약탈 대비 외벽 작업 중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나주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당일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사회의 분열과 선거 후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오후 늦게 자신의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악시오스의 보도는 그동안 설마하며 우려되던 대선 불복 시나리오가 트럼프 캠프에서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 스스로도 "선거 당일 결과를 알아야 한다"고 말해 이 같은 시나리오를 뒷받침했다.


이 계획이 실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9235만명에 이르는 사전 선거 투표분을 사실상 무시한 채, 선거 당일 직접투표에 나선 핵심 공화당 지지자들이 민의만으로 자신이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주장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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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대규모 우편투표와 사전선거가 이뤄지며 선거 결과가 명확하게 확정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이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선거 당일 개표가 이뤄져 실제 집계 결과는 빨라도 오는 4일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 내 사전투표가 사상 최대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최종 개표 시점이 길어질 수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대선 후보 당락이 나지 않을 경우 선거 결과에서 혼란은 불가피하다.


다음 달 14일까지도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 않을 때에는 주정부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할 선거인단을 주정부에서 결정해야 한다. 특히 이 지역은 공교롭게도 주지사는 민주당인 데 반해 주의회 다수당은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어, 선거인단 결정을 두고 정치적 혼란이 벌어질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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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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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과 민주당 양쪽 모두 선거 이후 소송전을 대비하고 있다. 특히 우편투표가 선거 결과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의 경우 법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양당은 펜실베이니아에 주목하고 있다. 이곳은 선거인단이 20명으로, 사실상 플로리다와 함께 미국 대선 승패를 가늠할 것으로 여겨진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에 역대 최대 규모인 300만명의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신청했다. 더욱이 이곳은 선거 후 3일 뒤까지 우편투표 접수가 가능해, 최종 집계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양당은 물론 시민단체들까지 개표 참관인과 선거 모니터링 인력을 대거 배치해 개표 상황을 살필 계획이다.


펜실베이니아의 경우에는 선거 후 법률 다툼에 대비해 늦게 도착하는 투표용지의 경우 별도로 분류해둘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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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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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사전투표가 역대 최대 규모다 보니 곳곳에서 우편투표나 접수 마감 등을 두고서 법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스탠퍼드-MIT의 헬시 일렉션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 50개주 가운데 44개주에서 선거 규칙 등을 둘러싼 소송이 제기됐다.


텍사스주 대법원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투표된 12만여표를 무효화해 달라는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그런 예다. AP 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대법원은 이날 텍사스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휴스턴 지역 내 해리스 카운티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에서 행사된 12만7000표를 무효로 해달라는 공화당의 청원을 기각했다.


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카운티 주민 40% 이상은 라티노이며 약 20%는 흑인이다. 미국선거프로젝트에 따르면 텍사스주의 사전선거 규모는 971만명으로 미국 전체 사전투표자 수 9325만명의 10%를 넘어서고 있다. 텍사스주의 사전 투표자 수는 2016년 전체 투표자 수의 80%도 넘어선 상황이다.

민주당 텃밭 뉴욕·뉴저지서도 트럼프 지지자 선동 혼란 이어져

선거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면서 선거 후 불거질 폭동, 약탈 등 사회적 혼란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시 맨해튼 중심가의 주요 상점과 호텔 등은 약탈에 대비한 송판을 입구나 유리창에 설치했거나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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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뉴욕 맨해튼 소재 노스페이스 매장 외부에 약탈에 대비한 송판을 덧대는 작업이 진행중이다.(사진=백종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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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에서 가장 많은 명품점이 몰린 5번가는 물론 인근 스포츠용품점이나 일반 의류 상점들도 대거 패널을 덧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센트럴파크 주변에 위치한 뉴욕시의 대표 호텔인 플라자 호텔도 1층의 모든 창문과 입구를 송판으로 가린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뉴욕총영사관에 따르면 뉴욕경찰 당국은 뉴욕시의 상점들에 대선 후 예상되는 시위나 소요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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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1일 오후 뉴욕주의 마리오 쿠오모 다리에 트럭을 멈춰세우고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마리오 쿠오모는 현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아버지로 역시 뉴욕 주지사를 지냈다.(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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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우발 행동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N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뉴저지주를 관통하는 가든스테이트파크웨이 고속도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트럭을 세우고 교통을 막아버리는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돌발행동은 뉴욕주의 마리오코오모 다리에서도 이어졌다. 앞서 뉴욕시 맨해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 트럼프 측이 충돌해 주먹다짐이 벌이지기도 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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