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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변함없는 자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 탈(脫)중국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자국 산업 재건을 위한 세부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및 규제 완화에, 바이든 후보는 재정지출에 상대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한국도 기업·통상·기술·안보 등을 고려한 전방위적 산업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산업연구원과 KOTRA 워싱턴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특정 후보 당선과 무관하게 국내 산업계를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는 탈중국 가속화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가치사슬(공급망) 변화다. 두 후보 모두 자유무역주의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미·중 기술냉전과 무역분쟁은 심화되고, 바이든 후보 역시 우방국과의 공조를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의 중국 견제로 인한 한국의 반사이익, 인프라 투자 확대 및 자국 기업 우대 추세를 활용한 현지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KOTRA는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불가능하므로 우리 기업은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분석에 따른 기술 투자, 투자 진출, 인수합병(M&A) 등의 전략으로 틈새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신기술 지원에 있어서는 바이든 후보가 더 포괄적인 정부 연구개발(R&D)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인공지능(AI), 양자·고성능 컴퓨팅, 5G·6G, 신소재, 청정에너지, 반도체 등에 3000억달러 규모의 신규 R&D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산업별로는 두 후보 모두 반도체 부문에서 제조 기능을 포함하는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배터리 부문의 국내 생산을 위한 인프라 지원 확대를 공약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반독점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나, 바이든 후보 당선 시에는 더 강력한 규제 정책이 예상된다.
공공조달과 밀접한 분야에서 미국 내 생산품 확대 요구도 커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정부조달 관련 주요 사업에서 국내 기업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미국 현지로 오프쇼어링(국외 이전) 등을 통한 진출이 필수적 전략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대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할 시 한국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이 0.1%포인트에서 0.4%포인트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경기 반등에 따르는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 상승 압력은 연평균 0.6%포인트에서 2.2%포인트로 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미국 경제성장률을 예상한 것을 토대로, 그 성장률에 따른 한국 영향을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또 "글로벌 무역 불균형 문제가 지속하면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확보와 수출 확대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대미국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이든 후보가 친환경 정책을 강조했고 정보기술(IT)산업 규제 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그가 당선되면 제약, 반도체,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기업 진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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