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핵심 사업인 5G 통신장비, 스마트TV 등에 차질이 빚어지자 직접 미국 기술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반도체 공장을 세워 부품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화웨이 반도체 공장은 상하이 집적회로 연구개발(IC R&D)센터가 운영을 맡아 반도체 직접 생산 경험이 전혀 없는 화웨이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화웨이는 현재 반도체 설계를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맡기고, 생산은 대만 TSMC 등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에 맡겨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9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소프트웨어·장비를 화웨이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무부에서 승인받아야 하는 고강도 제재안을 발효시키며 화웨이는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상하이 공장은 이미 15년 전 개발된 저가형 버전 45나노공정 칩을 2021년 말부터 시범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2022년 말부터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TV 등에 들어갈 20나노공정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2022년 말에는 5G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20나노공정 칩도 생산하는 게 목표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미국산 부품 없이도 반도체를 생산할 수는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 불량률을 낮추는 등 기술적 어려움이 커 경제성을 갖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이미 5나노공정 칩 상용화에 나서고 있는데 지금에야 45나노공정 칩을 개발하기 시작하는 화웨이가 10년 안에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따라잡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가 생산하는 반도체를 스마트폰 생산에 사용할 수 없는 것도 한계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생산에는 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새로운 인재를 수혈하기 위해 앞으로 매년 실적이 가장 낮은 하위 10%에 속하는 관리자를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런 회장은 매니저급 경영진 중 하위 10%를 정리해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런 회장은 "미국이 문서 한 장으로 화웨이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앞으로 2년은 화웨이 생존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웨이는 새로운 히트작을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R&D에 수십억 달러를 신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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