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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화웨이 美제재 넘어 홀로서기…상하이에 반도체 공장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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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 때문에 미국산 반도체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중국 상하이에 직접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핵심 사업인 5G 통신장비, 스마트TV 등에 차질이 빚어지자 직접 미국 기술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반도체 공장을 세워 부품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화웨이 반도체 공장은 상하이 집적회로 연구개발(IC R&D)센터가 운영을 맡아 반도체 직접 생산 경험이 전혀 없는 화웨이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화웨이는 현재 반도체 설계를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맡기고, 생산은 대만 TSMC 등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에 맡겨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9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소프트웨어·장비를 화웨이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무부에서 승인받아야 하는 고강도 제재안을 발효시키며 화웨이는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상하이 공장은 이미 15년 전 개발된 저가형 버전 45나노공정 칩을 2021년 말부터 시범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2022년 말부터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TV 등에 들어갈 20나노공정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2022년 말에는 5G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20나노공정 칩도 생산하는 게 목표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미국산 부품 없이도 반도체를 생산할 수는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 불량률을 낮추는 등 기술적 어려움이 커 경제성을 갖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이미 5나노공정 칩 상용화에 나서고 있는데 지금에야 45나노공정 칩을 개발하기 시작하는 화웨이가 10년 안에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따라잡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가 생산하는 반도체를 스마트폰 생산에 사용할 수 없는 것도 한계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생산에는 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새로운 인재를 수혈하기 위해 앞으로 매년 실적이 가장 낮은 하위 10%에 속하는 관리자를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런 회장은 매니저급 경영진 중 하위 10%를 정리해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런 회장은 "미국이 문서 한 장으로 화웨이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앞으로 2년은 화웨이 생존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웨이는 새로운 히트작을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R&D에 수십억 달러를 신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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