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구치소 수감을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수감 중 보석으로 풀려나 집에 머물며 재판에 대응했지만 상고심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돼 남은 형기인 16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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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 뇌물을 챙긴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22일 구속된 후 지난 2월 25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재수감은 251일 만이다.
형 집행을 위탁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1시 46분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서울 논현동 자택을 나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 대리인인 강훈 변호사는 이날 오후 취재진에게 이 전 대통령의 마지막 말을 전했다. 강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 전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 없다는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신원 확인을 마친 뒤 검찰에서 제공한 검은색 그랜저를 타고 오후 2시 40분 서울 문정동 동부구치소에 도착했다.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 이동 소식이 전해진 뒤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들과 진보 성향 유튜버 등 30여 명이 몰려 서로 언성을 높였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22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수감과 보석을 반복했던 12층 독거실에 다시 수용됐다. 화장실이 있는 13.07㎡(약 3.95평) 크기로,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일반 재소자와 동일하게 입감 절차를 거쳐 12층 독거실을 배정받은 뒤 홀로 저녁식사를 하고 재수감 첫날을 보냈다. 법무부가 공개한 동부구치소 수용자동 주간 식단표에 따르면 이날 저녁식사는 두부버섯국과 꽁치김치조림, 오복지무침, 깍두기다. 식사가 끝나면 스스로 식판과 식기를 닦아 반납해야 한다.
기결수 신분인 이 전 대통령은 향후 교정당국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지만,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전례에 따라 이감 없이 동부구치소에서 계속 형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기결수는 원칙적으로 일반 재소자와 함께 노역을 해야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79세 고령인 데다 당뇨 등 지병이 있기 때문에 노역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거나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했을 경우 대통령에게는 법에 따른 어떤 예우도 제공되지 않는다. 필요한 기간의 경호와 경비만 제공된다. 형 집행이 시작되면서 이 전 대통령은 앞으로 연금 지급, 교통·통신·사무실 제공 등 지원, 본인과 가족에 대한 치료 등 예우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경호와 경비도 이 전 대통령이 수감돼 교정당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뒤 중단됐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실소유한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자금 349억원을 횡령하고, 다스의 미국 소송비 119억원을 삼성전자가 대납하게 하는 방식으로 뇌물을 받은 혐의 등 모두 16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이 전 대통령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만여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미 1년 가까이 구속돼 갇혀 있었기 때문에 남은 형기는 약 16년이다. 중간에 사면이 없다면 이 전 대통령은 95세가 되는 2036년 형기를 마치게 된다.
[고재만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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