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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MB ‘골목성명’ 없이 구치소行… “날 가둬도 진실 가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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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일만에 재수감… 첫날 보내

3.95평 크기 독거실서 수감생활

남은 형기 16년… 95세 만기 출소

유튜버·시위대 등 몰려 한때 시끌

권성동·조해진·김문수 등 李 배웅

세계일보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구치소 재수감을 위해 차량으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벗어나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차량에 탑승한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이다. 하상윤 기자


자동차부품회사 다스의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그룹으로부터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지난 2월25일 구속집행정지 판결로 풀려난 지 251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4평 남짓한 크기의 독거실에서 수감 첫 하루를 보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0분쯤 서울동부구치소에 도착해 재수감됐다. 그는 기존 수용자들과 같은 절차를 거친 뒤 화장실을 포함, 총 13.07㎡(3.95평) 면적의 독거실에 수감됐다. 2018년 3월부터 1년여간 미결수 신분으로 있었던 독거실과는 다른 방이지만, 면적은 같다. 이 전 대통령은 수감 후 첫 식사로 두부버섯국, 꽁치(캔)김치조림, 오복지무침, 깍두기로 구성된 식사를 지급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자택을 출발했다. 그를 태운 차량이 자택을 나오자 골목 일대에는 ‘국민들 앞에 사과하십시오’라거나 ‘이명박 대통령님 만세’ 등 야유와 응원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오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이 전 대통령 자택 앞 골목에는 이날 오전부터 시위대와 취재진이 몰렸고, 특히 진보·보수 성향의 유튜버들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큰 목소리로 방송하면서 소란스러운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들 사이 언쟁이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질 뻔했지만, 경찰이 제지하면서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검찰 출석 시간이 다가오자 유튜버들과 구경을 나온 시민들로 골목 일대에는 한때 100여명의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이 집을 나서기 직전에는 교인들로 보이는 이들이 현관 인근에서 찬송가를 불렀다.

이 전 대통령은 따로 ‘입장’을 내지는 않은 채 자동차에 탑승해 곧장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1시59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간단한 신원확인 후 곧바로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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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제원(왼쪽부터), 권성동 의원과 조해진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서기 전 면담을 한 측근들은 집 앞에 나와 검찰로 향하는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장제원·조해진 의원, 이은재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자리했다.

장제원 의원은 “(면담 중) 전혀 정치적인 얘기는 나누지 않았고 건강하시라는 말씀을 했다”며 “이 전 대통령도 ‘나라가 많이 걱정된다. 본인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소속 2개 중대 150여명과 정보·경비과 직원 20여명을 이 전 대통령 자택 주변에 파견했다. 경찰은 자택 앞에 폴리스라인을 쳐 진입을 통제하고, 주변 골목에도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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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될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앞에서 이 전 대통령 재수감 찬반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 선고로 이 전 대통령은 연금지원, 교통·통신 및 사무실 제공, 본인 및 가족에 대한 치료 등 전직 대통령 예우도 박탈당했다. 다만 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경호는 2023년 2월25일까지 대통령 경호처가 계속한다. 김 여사는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최대 5년 연장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기 때문에, 사면이나 가석방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95세가 되는 2036년에 석방된다. 이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나를 구속할 순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순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형·이종민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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