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11월 3일(현지시간) 치러질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 관련 최종 여론조사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국적으로는 4-10%포인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바이든 후보(이하 직함 생략)가 트럼프를 오차범위를 넘어선 격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에서는 10%p의 차이를 보였다. 여론조사 전문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538)은 바이든이 8.3%p,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바이든이 6.5%p 앞서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대중투표(popular vote) 결과가 아니라 선거인단 선거(electoral vote)로 결정나는 미국 대선 방식 때문이다. 2016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중투표에서는 트럼프보다 300만 표 가까이 더 얻었지만, 주요 경합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뒤지면서 선거인단 선거에서 졌다. 선거인단 선거는 각 주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승자 독식제' 방식이며, 총 538명 중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후보가 이긴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준 6개의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이다.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은 북동부에 위치한 과거 자동차, 철강공업이 발달했던 지역으로 '러스트벨트'로 불린다. 남부에 위치한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는 보수성향 기독교인 복음주의 영향이 큰 지역으로 '선벨트'라고 불린다.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 기독교, 노동자 계층, 고령층의 유권자들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몰아줬고, 이번 대선에서도 핵심적인 지지세력이다.
다만 지난 대선과 차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보건위기, 경제위기가 트럼프 지지자들 중 이탈 세력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균열은 지역적으로는 '러스트벨트', 집단적으로는 교외지역(survurb), 여성, 고령층 등에서 생겼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러스트벨트'의 3개주(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는 오차범위 이상의 격차로 바이든이 앞서고 있다. 이중에서 펜실베이니아가 지지율 격차(4.2%p)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선거인단 숫자도 20명으로 가장 많다.
▲ 바이든 후보가 2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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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에서 바이든이 승리하면 트럼프의 '조기 승리 선언' 불가
반면 '선벨트'에서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플로리다(29명)는 트럼프가 바이든을 소폭(1%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대선 최종 결과도 트럼프가 힐러리를 이 지역에서 1.2% 앞섰다. 플로리다는 대선일 전에도 우편투표 개표와 집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두 후보 사이의 격차가 아주 미세하지 않는 한 대선 당일 밤 자정께 승패를 가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또 한번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면, 트럼프는 앞서 보도된 것처럼 대선 당일 '조기 승리 선언'을 하는 등 후일을 도모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반면 플로리다에서 바이든이 승리하는 것으로 나올 경우 트럼프의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밤 플로리다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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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 관련 소송 제기 가능성
트럼프가 플로리다를 포함한 '선벨트' 3개주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승부를 확정짓는 '매직 넘버'인 270명 선거인단은 확보하지 못한다. '러스트벨트' 중 미시간(선거인단 16명)이나 펜실베이니아를 이겨야 한다. 이 중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고, 상대적으로 여론조사 결과 격차가 적은 펜실베이니아가 두 후보 모두 사활을 걸고 싸우는 격전지가 됐다.
특히 지난 9월 연방대법원에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대선 사흘 뒤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까지 유효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인정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공화당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편투표 사기론'을 주장해온 트럼프는 이에 매우 큰 불만과 불신을 표하고 있다. 트럼프는 2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유세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펜실베이니아에 변호사들을 보내서 개표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대선 당일 현장투표 결과 펜실베이니아에서 자신이 이기는 것으로 나올 경우, 선거일 이후 개표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지난 9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연방대법관이 사망한 뒤 바로 후임 인선을 강행해 강경 보수 성향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대선 일주일 전인 지난 10월 26일 임명했다. 트럼프는 이처럼 연방 대법관 임명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대선 관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그럴 경우 대법관이 8명이 아니라 9명이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럿 대법관 임명으로 연방 대법원 구성은 '보수 6 대 진보 3'으로 보수 대법관이 압도적으로 많아 트럼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선거 운동 마지막날인 2일 트럼프와 바이든은 이들 격전지에서 집중적으로 유세를 펼쳤다. 바이든은 이날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를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유세를 했다.
트럼프는 전날 밤 늦게 플로리다에서 유세를 가진 뒤 이날 하룻동안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무려 4개 지역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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