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vs ‘외교 우선주의’ 바이든 대결
3일 0시 뉴햄프셔 시작으로 4일 오전 1시까지 투표
6개 경합주 투표 결과에 따라 대선 결과 엇갈릴 전망
사상 초유 대선 불복 사태 발생 우려 속 소요사태 긴장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3일 오전 0시(현지시간)부터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더 집권하느냐, 아니면 ‘외교 우선주의’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새로운 대통령이 되느냐가 미국 유권자들의 손에 결정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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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는 외교나 안보, 통상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우방국은 물론 제2세계, 제3세계의 국가들도 미국 대선 결과를 숨죽이며 기다리는 모습이다.
동맹 관계인 유럽은 물론 미국과 무역전쟁을 펼치던 중국도 목소리를 죽이고 있으며, 10월의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던 북한 역시 이렇다할 도발 없이 침묵을 지켰다. 우리나라 역시 대선 결과를 기다리며 국내에 미칠 영향 분석과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국 동부 뉴햄프셔주 산간마을 ‘딕스빌 노치’에서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3일 오후 2시)에 시작되는 선거 당일 투표는 4일 오전 1시 서부 알래스카주를 끝으로 50개주 모두 투표가 마무리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연설하고 있다.[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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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서는 줄곧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 왔다. 하지만 대선결과를 좌우할 6개 경합주에서는 박빙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에 속하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선 바이든 후보가 뚜렷하게 앞서고 있지만, 남부 선벨트로 불리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와 함께 바이든 후보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에선 박빙이다. 바이든 후보가 선벨트를 모두 내어주더라도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를 지켜낸다면 대선 승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월 민주당의 대선후보 출마로 시작된 22개월간의 미국 대선 대장정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며 전례없는 모습이 연출됐다. 지난 8월 양당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가 화상으로 진행됐으며, 최대 정치쇼라 할 수 있는 TV대선토론 역시 투명 칸막이가 설치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했다.
하루 8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후보자별 선거운동 방식은 확연히 달랐다. 코로나 19 확진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 활주로를 활용한 대면 유세를 적극적으로 펼친 반면, 바이든 후보는 드라이브인 방식의 비대면 선거운동에 집중했다.
선거 당일 현장투표가 어느정도 이뤄질지 모르겠으나, 57%에 그쳤던 2016년 대선보다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 예상된다. 우편투표 등을 통한 사전투표가 9600만표를 넘어서는 등 투표 열기는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특히 백인 남성 우월주의 성향인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 사이의 감정의 골은 초유의 대선 불복 사태가 우려될 정도로 깊게 패여 있다.
양 후보의 대선 불복과 이에 따른 소요 사태가 우려됨에 따라 워싱턴D.C와 뉴욕의 주요 상점가는 약탈을 막기 위해 합판을 둘러싸고 있으며, 월마트 등에선 매장에서 총기를 치웠다. 백악관은 대선 결과에 따라 시위대가 백악관에 집결하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백악관 주변에 높은 울타리를 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정치학자들은 이번 미국 대선은 2001년 9·11 테러,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라는 반(反)세계화 흐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무역 장벽을 높이는 반세계화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이지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 및 다자주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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