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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마윈 꾸짖은 다음날...中, 앤트그룹 상장 중단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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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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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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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의 앤트그룹의 상하이 증시 상장이 중단됐다. 중국 금융당국이 마윈 창업자를 불러다 공개적으로 질책한 다음 내놓은 갑작스러운 조치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상하이증권거래소가 달라진 규제 환경으로 인해 앤트그룹의 상장을 중단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상장 중단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은 오는 5일 사상 최대 규모의 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공모주 청약에만 3조달러(약 3406조원)이 몰렸다. 앤트그룹은 상장을 통해 345억달러(약 39조17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은 결과는 중국 '빅4' 금융당국이 마윈 창업자를 불러다가 공개적으로 질책한 지 하루만에 나온 조치라고 전했다.

지난 2일 중국 인민은행(PBOC)을 비롯해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등 금융당국은 마윈 창업자를 비롯해 앤트의 징셴둥 회장, 후샤오밍 CEO(최고경영자)를 소환해 '웨탄(예약 면담)'을 진행했다. 통신은 '웨탄'은 정부 기관이 대상자를 소환해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자리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마윈 소환 직후 앤트그룹은 성명을 내고 "당국과의 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을 깊이 실천하겠다"면서 "가이드라인 및 관리감독을 잘 따르며 실물경제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이 철퇴를 맞은건 최근 마윈 창업자가 중국 금융 규제에 대해 정면 비판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읽힌다.

지난달 24일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컨퍼런스에서 "좋은 혁신이란 규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낡은 규제는 두렵다"면서 "우리는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공항을 규제해선 안되고, 어제의 방법으로 미래를 규제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마윈은 현재 은행들이 전당포를 운영하는 사고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금융 전당포 사고방식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이 자리엔 왕치산 국가 부주석, 이강 인민은행장 등 고위 관료들이 대거 참석해 논란이 됐다. 지난 1일엔 중국 금융리스크를 총괄 관리하는 기관이자 시진핑 국가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FSDC)가 핀테크 기업이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마윈이 소환된 날 금융당국은 앤트그룹을 비롯한 인터넷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새 법안을 입법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1인당 대출 한도가 30만위안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이 대출 상한선을 넘지 않더라도 대출 규모가 고객이 받는 연봉의 3분의 1이 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담겼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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