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후원금 쏟아부은 민주당 도전 막아…경합지서도 예상외 선전
7선에 성공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로이터=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결과가 혼전을 거듭한 끝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지만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초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싹쓸이하는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개표 결과 공화당이 예상 외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의원은 비교적 쉽게 7선 고지에 올랐고, 트럼프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도 승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승리했다.
그 외 조니 언스트(아이오와), 스티브 데인스(몬태나), 존 코닌(텍사스) 의원도 모두 현직 유지에 성공했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알래스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도 공화당 현직 의원들이 민주당 도전자들에 앞서고 있다.
현재 상원은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민주당이 경합지역 4곳만 빼앗아오면 현재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과 함께 상원도 다수당이 될 수 있는 구조였다.
게다가 선거 캠페인 기간 경합지역을 중심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후원금 모금이 공화당을 압도한다는 집계 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등 공화당에선 다수당 지위를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었다.
제시 헌트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NRSC) 공보국장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당시 상황을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에 비유하면서 "갑자기 기내 압력이 떨어지고 천장에서 산소마스크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
하지만 개표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4일 기자회견에서 아직 주요 경합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점을 감안, 상원 다수당 수성에 성공할 것 같냐는 질문에 확답을 피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우리가 생각보다 선거를 잘 치렀다"고 말했다.
매코널 의원의 측근이자 슈퍼팩 '상원 리더십 펀드'(Senate Leadership Fund)를 이끄는 스티븐 로는 "우리에겐 홈 그라운드 이점도 있었다"며 "대선에서는 공화당을 찍는 경향을 보이는 주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홈 이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곳이 노스캐롤라이나(톰 틸리스 공화 의원)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찍는 주로 여겨졌지만, 이번 상원 선거 땐 수십 년 이래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수 있는 가장 쉬운 시나리오로 점친 것도 노스캐롤라이나 승리였다.
위기감을 느낀 틸리스 의원은 애초 국경장벽 건설 등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둬왔던 기존 입장을 선회, 트럼프 편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후원금 모금에도 필사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와중에 민주당 칼 커닝햄 후보의 불륜 스캔들이 터지면서 막판 여론이 뒤집힌 것으로 분석된다.
틸리스 의원의 선전이 '깜짝' 결과였다면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의 경우는 그야말로 엄청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간 콜린스 의원이 민주당 후보에 겨우 앞서나간다거나, 무려 두 자릿수 차이로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직전 있었던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의 상원 인준 투표에서 그가 공화당 내에서 홀로 반대표를 던진 점이 중도파 이미지를 부각하며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콜린스 의원은 승리가 확정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메인주에서 5선에 성공한 첫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역사적"이라고 자평했다.
콜린스의 사례는 상원 선거에서 자금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콜린스 의원 사례뿐 아니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그레이엄 의원의 도전자였던 민주당 제이미 해리슨 후보가 역대 최고금액을 모금하면서 그레이엄의 아성을 위협했으나 결국 패배했기 때문이다.
또 위기감을 느낀 공화당 후원자들이 막판에 후원금을 쏟아부은 것도 승패를 좌우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AP=연합뉴스] |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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