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유입방안 연구용역 입찰
수도권 기업 유치 중심 연구
전문가 “권력기관·기업 이동땐
인구·산업 몰려 집값 더 뛸 것”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 방침으로 한 차례 들썩였던 세종시가 또 다시 꿈틀댈 조짐이다. 세종시가 인구 유입을 위해 각종 인센티브 등으로 수도권 소재 기업 유치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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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지역 아파트값이 연일 전국 최고 수준을 경신하며 오르는 가운데 행정수도 이전에 이어 수도권 기업 유치까지 논의되면서, 또 다른 거대 블랙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행정수도 이전 주장이 나온 뒤 세종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정부와 여당은 집값만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5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2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세종시로의 인구 유입방안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2012~2019년 기준 세종시 유입인구의 63.4%는 충청권으로, 국토 균형 개발 차원에서 충청권외에서의 인구유입 방안을 찾기로 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수도권 소재 기업을 유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인구 유입을 위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기업 유치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기업 유치를 위한 정책 방향 및 법제도 개선방안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수도권 소재 국내 기업·외국인 투자기업 간부 등을 대상으로 투자의향 등 인터뷰 조사와 인센티브 등 지자체별 기업 유치 대책 분석이 이뤄진다.
연구용역은 6개월이 소요되며 내년 중순 최종 보고서를 통해 중앙정부에 정책 제언이 이뤄질 전망이다.
세종시에 수도권 소재 대기업 및 외국 기업이 대거 유치되면 대전, 청주 등 주변 지역의 인구를 빨아들이는 ‘빨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2014년 7월 이후 4년간 2만5845명이 청주에서 세종으로 주민등록을 옮겼다.
지난 7월에는 여당이 세종으로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 방침을 밝히고, 주요 여권 인사들도 “행정수도 이전이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동조했다.
이후 부정적 여론 등으로 행정수도 이전은 관심은 현저하게 수그러들었지만, 민주당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은 이달 중으로 관련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국회 이전 논의와 충청권 메가시티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격상과 기업 유치 등으로 세종시 블랙홀 효과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권력 기관이 움직이면 수도권 등의 기업도 따라갈 수 밖에 없고 인구·산업이 몰려 집값도 뛰게 된다”면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또 다른 블랙홀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 균형 개발을 위해 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것인데 공공기관 분산 배치 등 물리적인 이전보다 행정 권한 분산이 더 중요하다”면서 “분산 기관에 실질적인 권한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은 세종시의 집값을 더욱 끌어올렸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맷값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10개월간 39.22%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셋값도 올해 10개월간 41.45% 상승해 가장 높았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세종시는 정부세종청사 영향으로 1인 가구 등 소규모 가족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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