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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국의 선택] ‘포스트 대선’ 우려가 현실로...트럼프 소송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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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ㆍ펜실베이니아는 개표 중단 요구 소송
위스콘신서는 재검표 요구


이투데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4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모든 표를 집계하라’는 팻말을 들고 나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단 소송을 내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시카고 경찰은 경계를 강화하고 일부 도로를 폐쇄했다. 시카고/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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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어코 대선을 진흙탕으로 끌고 갔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역전패 당했거나 당할 가능성이 있는 주(州)들만 골라 소송전에 돌입했다. 지금껏 최악의 시나리오로 여겨졌던 연방대법원이나 미국 하원이 대통령 당선인을 결정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주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대승했다고 일찌감치 입장까지 발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자정을 넘기면서 판세가 불리해지자 본색을 드러냈다. 우편투표가 뒤늦게 반영되기 시작한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 후보에 밀리기 시작하자 판을 흔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2시경 백악관 입장 발표를 통해 “우리는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라며 “모든 개표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선 불복 선언이다.

선거인단 10명이 걸린 위스콘신에서는 현재 개표율 99%에 바이든 49.6%, 트럼프 48.9%로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됐다. 바이든이 2만 표 정도를 더 얻었다. 밤새 바이든이 격차를 좁혀오자 트럼프 캠프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위스콘신법에 따르면 득표 격차가 1% 이내일 때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 위스콘신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약 2만3000표 차로 힐러리 클린턴을 이긴 곳이다. 당시도 재검표를 실시했는데 변화가 없었다.

미시간에서는 아예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트럼프 캠프는 “의미 있는 접근이 허용될 때까지 개표를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밤늦게 우편투표 결과가 반영되면서 뒤지고 있던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가자 내놓은 조치다. 이날 오전 현재 개표율 99%에 바이든 후보는 50.5%를 얻어 트럼프(48.0%)에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었다.

펜실베이니아는 더 가관이다. 10% 이상 격차를 벌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율 89% 시점에 바이든 후보가 2% 안팎으로 바짝 추격하면서 반전 가능성이 커지자 개표가 다 완료되기도 전에 승리 선언을 해버렸다. 그러고는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법원에 따르면 대선일까지 소인이 찍힌 투표용지의 경우 6일까지 도착하면 유효표로 인정된다. 나머지 우편투표분이 반영되지 못하도록 손을 쓴 것이다.

개표가 98% 진행된 상황에서 바이든과의 격차가 0.5%까지 좁혀진 조지아에서도 다급해진 트럼프가 소송을 냈다. 우편투표 접수 시한인 3일 오후 7시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분리해달라는 내용이다.

트럼프가 우편투표에서 밀리면 소송을 제기, 결국 연방대법원으로 끌고 갈 것이라는 예측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연방우체국(USPS)이 미배달 우편투표가 펜실베이니아에서 나온 13표뿐이라는 입장을 밝혀 트럼프의 투표 시비 명분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연방대법원으로 가는 수순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사태를 능가하는 혼란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271명,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2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황에서 플로리다주 득표율 차가 0.5%포인트로 박빙을 펼치자 양측은 재검표를 놓고 소송을 벌였다. 결국 연방대법원의 재검표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고어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다.

트럼프는 이러한 상황을 가정, 연방대법원 구성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짜놨다. 대선 전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을 연방대법관에 임명하면서 6대3의 확실한 보수우위로 재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법정행에 대해선 고개를 젓고 있다. 네드 폴리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선거법 전문가는 “대법원은 유효성에 의문이 있는 표가 있어 그것이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에만 관련된다”며 “이번 선거에는 2000년 대선 같은 상황을 만들어낼 요소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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