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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2020 미국 대선

美 대선 개표 왜 이리 늦나… 개표율 '제자리'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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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미국 대선 승자가 개표 나흘째인 6일(현지시간)까지도 확정되지 않으면서 전 세계 이목이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등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주들의 개표 과정에 쏠리고 있다.

특히 이들 주의 개표율이 일찌감치 90%를 넘어섰는데도 정작 마지막 남은 몇%를 세는 데 며칠씩 걸리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 또한 커지고 있다.

이날 현재 승부가 가려지지 않은 주는 5곳 정도다. 특히 네바다가 지나친 개표 지연으로 비판과 조롱을 받고 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네바다 개표율은 93%로, 나머지 주 중에서 가장 낮은 데다 앞으로도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네바다 국무장관 대변인인 제니퍼 러셀은 "애당초 우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한 열흘이 걸릴 수 있다고 모두에게 말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말대로라면 늦으면 오는 12일이 돼야 승부가 결판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세계일보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에 있는 오렌지카운티 유권자 등록센터에 처리 작업을 대기 중인 우편투표용지를 담은 연방우체국 상자들이 쌓여 있다. 산타아나=로이터연합뉴스


개표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우편투표가 많기 때문이다. 네바다에서는 이날 밤 현재 12만4500표가 아직 개표되지 않았는데, 이중 절반이 우편투표고, 나머지는 잠정투표(추후 유효 여부를 따지는 표)다.

네바다에서는 우편투표 도착 시한을 대선일부터 7일 뒤인 11월 10일로 정했다. 여기에 개표 절차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미개표 분량 중 90%는 클라크카운티 것인데, 이 구역은 라스베이거스 등 인구 밀집지를 포함하고 있는 데다 개표 절차를 이중, 삼중으로 진행한다.

우선 처리되지 않은 표를 여러 항목으로 나눈 뒤 각각의 항목을 단계별로 검증한다는 게 클라크카운티 당국의 설명이다. 우편투표의 경우에는 가장 먼저 서명을 검증해야 하는데, 일단 표를 기계에 통과시켜 검증하고, 기계로 안되면 개표 요원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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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11·3 대선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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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 극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장에 들어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윌밍턴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이렇게 검증된 표가 당초 도착한 표와 같은 개수인지 확인한 다음에야 어느 후보로 가는 표인지 세는 작업을 한다. 실제로 지난 5일 현재 서명 확인이 필요한 표가 4만4000장에 이르고, 개수 확인이 필요한 표가 2100장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특히 개표 요원은 이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일일이 연락해 유효표 여부를 재차 검증하는데, 여기에서 시간이 지체된다고 AP는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막판 표가 몰린 필라델피아에서 지연을 빚고 있다. 당초 필라델피아 당국은 지난 5일 밤까지 최종 집계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하루가 지난 6일까지 개표율이 96%를 맴돌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현재 우편투표 중 2만장, 잠정투표 중 1만5000∼2만장이 서명 또는 훼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돼 재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런 '문제성' 투표는 모두 2차 검토를 거쳐야 하며, 심지어 단 한장의 표를 검토하는 데 3명의 개표 요원이 투입되기도 해 개표 지연이 일어나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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