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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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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복' 몽니에 쪼개진 美…시험대 선 바이든 '통합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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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23일 연방의회 송부

12월23일 펜스, 직접 ‘바이든 당선인’ 선언해야

美 분열상 악화일로…소요사태 가능성 배제 못 해

인수 불협화음 불가피…美 사회·경제 수렁 우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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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게 팩트”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불복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지난(至難)한 소송전을 예고한 것이다. 가뜩이나 대선정국을 거치며 미 사회의 ‘분열상’이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트럼프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소요사태 등 말 그대로 나라가 두 동강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정권 인수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코로나19발(發) 충격에 빠진 경제회복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바이든이 대통령 취임 전이라도 어떻게든 둘로 갈라진 미국을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펜스 부통령, 직접 ‘바이든 당선인’ 선언해야

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30명)·네바다주(6명)에서 잇달라 승전보를 올리며 대선 승리 ‘매직넘버’ 270명을 넘긴 바이든의 공식 취임일은 1월20일이다. 정확히 그날 정오부터 ‘대통령’으로 불린다. 앞으로 70여일 남았다. 그동안 정확히 법적으로는 ‘당선인 신분이 아니다. ‘통과의례’이긴 하지만 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 각주에서 이뤄진 투표 결과는 12월23일까지 연방의회로 송부되며, 1월6일 연방의회는 이를 최종 승인하게 된다. 상원의장을 겸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직접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선언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통상적인 정권 이양 절차가 트럼프의 불복 선언으로 꼬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는 이날 소송전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1896년 대선 이래 패자가 승복연설을 해온 124년 미국 민주주의 역사를 깡그리 뭉갰다. 대권을 놓고 인정사정없는 혈투를 벌이더라도, 최종 결과가 나오면 겸허히 승복하며 승자에 축하를 보내고 통합에 힘을 보태던 전통을 걷어찬 것이다.

바이든으로선 정권 이양에 앞서 일부 경합주의 재검표와 소송전의 관문을 넘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2000년 대선 당시의 경우 재검표 논란이 플로리다주에서만 불거진 반면, 이번에는 여러 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볼복사태는 당시(36일)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관측이다.

친(親) 트럼프 매체로 분류되는 폭스뉴스마저 “트럼프가 소송전에서 패소,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점이 확실해지면 ‘아름다운 승복’과 평화적 정권 이양을 할 것”이라고 트럼프를 압박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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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곳곳에서 비협조 등 혼란 불거질 듯


이 과정에서 지지층 간 소요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트럼프 캠프는 “전국에서 벌어질 시위나 집회에 지지층이 참여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되레 물리적 충돌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반(反) 인종차별 시위 등을 겪으며 나라가 양분된 가운데 또다시 미 사회가 혼란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의 자신감 이면에는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의 확대도 자리 잡고 있다. 비록 바이든에게 패했지만, 그가 이번 대선에서 얻은 표는 4년 전보다 730만여표 늘어난 데다, 공화당은 상·하원에서 모두 선전했다. 자칫 코로나발 경제충격을 덜기 위한 추가 부양책 논의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으로 인한 공화·민주 양당 간 정쟁에 묻혀 회복세가 둔화하거나 뒷걸음질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정권의 원활한 교체를 위한 인수위원회가 시작부터 삐거덕거릴 수도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바이든은 대선 이튿날부터 연방총무처(GSA)로부터 필요한 사무공간과 물자, 경비 등을 지원받는다. 국가안보 관련 브리핑도 받을 수 있다. 물론 지난 6월부터 정권 인수팀을 가동해온 만큼, 인수위 출범에 걸림돌은 없으나 당장 향후 부처 각료 선임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에서 파열음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특히 정권 인수 작업 곳곳에서 트럼프 백악관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크다.

승자인 바이든이 더 적극적으로 트럼프에 다가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언은 그래서 나온다. 가뜩이나 트럼프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방패막이는 ‘면책특권’을 잃으며 탈세와 금융·보험 사기 등으로 각종 소송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가 필사적으로 대통령직을 지키려는 이유 중 하나다. 바이든은 이날 승리연설에서 “민주당원만이 아닌 미국인 전체를 위한 통치를 할 것”이라며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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