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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美 대선] 대선 후 자취 감춘 펜스, 트럼프와 거리 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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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선 도전 선택지 지키려 해
출구전략 둘러싼 백악관 분열 가속
“사위 쿠슈너도 트럼프 찾아 승복 논의”
한국일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대선 다음 날인 4일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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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며칠 째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공화당 차기 대권주자 자리를 노리는 펜스 부통령이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트럼프 재선캠프 안팎에서 “대통령이 이른 시간 내 현실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결코 결과를 인정하려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특히 펜스 부통령과 부통령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나홀로’ 신세에 처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펜스 부통령이 2024년 대선 도전이라는 선택지를 지키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대통령의 불복 행보에 깊숙이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펜스 부통령은 대선 다음날인 4일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심야 기자회견을 열고 불복을 시사했을 때도 배석하지 않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며칠째 잠잠한 상황이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펜스 부통령이 여전히 백악관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캠프 측 요청에 따라 ‘불복 소송’ 비용 모금을 위해 후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충성파로서 역할을 이어가면서도 자신의 진로도 보호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빠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화당 일각에서는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을 건의하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임무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대통령을 설득할 인물로 펜스 부통령과 함께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거론했지만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끝장 싸움'을 예고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백악관 내 분열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측근 2명을 인용, “사위 제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대통령을 찾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 가운데 일부가 명예로운 퇴진 준비를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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