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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디즈니·틱톡 일으킨 케빈 메이어, 넥슨의 '글로벌 행보'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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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케빈 메이어 전 틱톡 CEO이자 신임 넥슨 사외이사 내정자. 넥슨 제공


월트 디즈니를 '콘텐츠 제국'으로 건설하고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틱톡'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이 국내 게임업체 넥슨에 합류한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넥슨의 글로벌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넥슨은 신임 사외이사에 케빈 메이어 전 틱톡 CEO를 내정했다고 9일 밝혔다. 메이어 신임 사외이사 내정자는 미국 콘텐츠 산업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넥슨의 해외진출 전략이나 주요 인수합병(M&A) 등 신사업에 대한 조언과 경영 감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어 내정자는 원래 밥 아이거 전 CEO에 이어 차기 월트디즈니 경영자로 거론될 정도로 디즈니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1993년 월트디즈니에 입사해 5년 만인 1998년 36세에 전략기획 수석부사장 자리를 꿰찼고 2005년부터는 공격적인 M&A 전략으로 디즈니를 콘텐츠계 '왕국'에서 '제국'으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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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가 여러 차례 인수합병으로 이룩한 '지식재산권(IP) 제국'. 디즈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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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어 진두지휘 아래 디즈니는 2006년 '토이스토리'의 픽사스튜디오를, 2009년 '어벤저스'의 마블스튜디오를 인수했고, 2012년에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필름까지 디즈니 우산 안으로 불러들였다. 사실상 디즈니를 전세계 최고의 지식재산권(IP) 기업으로 탄생시킨 셈이다. 2018년 디즈니와 컴캐스트가 21세기폭스를 두고 벌였던 88조원짜리 인수전 당시에는 메이어가 직접 21세기폭스 소유주를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하는 등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밥 아이거 당시 디즈니 회장은 21세기폭스 인수를 성공한 메이어를 일등공신으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사업까지 성공해낸 메이어는 올해 6월 틱톡의 CEO이자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전격 영입됐다. 당시 미국 내에서만 월간 순이용자 수(MAU) 1억명을 기반으로 한 틱톡은 검증된 미국 기업가 메이어를 CEO로 영입해 미·중 갈등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자 했다. 메이어도 당시 틱톡 CEO 자리가 "일생 일대의 기회"라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8월 초부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기업인 바이트댄스 사이의 골이 깊어지며 틱톡이 매각될 위기에 처했고, 메이어 CEO는 3개월 만에 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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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넥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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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어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넥슨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게 될 조짐이다. 수많은 M&A를 성공적으로 이끈 데다 디즈니+와 틱톡이란 영상 기반 서비스 운영 경험까지 보유한 메이어 능력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와 '바람의나라:연" 등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며 사상 최대 실적(매출 1조6,700억원, 영업이익 7,700억원)으로 자신감 또한 충만한 상태다.

신임 사외이사는 내년 3월 중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선임된다. 메이어 내정자는 "넥슨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상세계 기반 엔터테인먼트 분야 글로벌 리더"라며 "수십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성장하는 IP를 만들어내는 넥슨 만의 능력은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 그리고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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