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재편을 주장하며 신당 창당론을 내세우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일부는 안 대표의 주장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인사들은 창당을 정면 비판했다. 주요 인사들의 엇갈리는 평으로 내부 갈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신당 창단론을 제안하자 장제원(왼쪽) 국민의힘 의원은 화답한 반면, 지상욱(오른쪽)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장 의원은 지 원장의 이력을 문제 삼으며 쏘아붙였다.(사진=연합뉴스)

먼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안 대표의 신당론에 화답했다. 장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영삼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정몽준 의원과의 통합을 통해 정권을 창출했다”면서 “국민의당과 함께하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통합이나 노 전 대통령의 통합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통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신당 창당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 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반문(反文)연대해서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시는데 이제 그만하시라”며 “정치입문 9년 만에 5번 창당? 무조건 야권이라고 모두 통합해야 혁신이 아니다. 그럼 정의당도 야권인데 통합 대상인가”라고 했다.

이어 “혁신, 혁신 많이 들었지만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아직도 국민은 이해를 못 한다”며 “그냥 반문연대해서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시는데, 이제 그만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 의원이 지 원장 의견을 맞받아치며 내부 갈등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장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 연구원장께 한 말씀 드린다. 그토록 적폐라고 몰아붙였던 한국당과는 왜 통합을 하셨나, 새로운 보수당은 도대체 몇 번을 창당했나”라며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 보수당-미래통합당 4년 만에 5번이라면 9년 만에 5번이 그리 잦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통합을 강조하며 창당을 거듭해온 바른정당계 출신인 지 연구원장의 이력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새로운 보수당은 쪼그라들었던 당 아니었나. 언제부터 ‘국민의힘’의 주인이 되셨나”라며 “우리들의 일그러진 정치이력들을 들추어내기 시작하면, 야권 인사 중에 정치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라고 했다.

장 의원은 “지긋지긋한 계파정치, 오만방자한 감별정치, 구역질나는 부패정치, 일인 지배의 보스정치, 피비린내 나는 학살정치, 대통령을 끌어내린 탄핵에서 문재인 정권에 깨춤추다 이제야 깨닫고 넘어온 분들까지”라며 “모두가 문재인 정권 창출에 큰 역할을 한 죄인들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 대표는 전날(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단순히 반문 연대, 반민주당 연대가 아니라 대한민국 변화와 혁신의 비전을 생산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개혁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하다”고 신당론을 강조했다. 이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