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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나 안죽었어! 트럼프 일갈에 미뤄지는 '유명희 거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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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바이든이 승리해도 여전히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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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06.1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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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로 기울었지만 '시기'가 문제다.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 나섰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불복이 지속되며 유 본부장의 '결단'도 미뤄지는 모양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는 WTO 사무총장 선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유 본부장의 거취를 논했다는 의미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에서 "앞으로도 동 사안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당장 논의를 끝낸 게 아니라, 협의를 지속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 본부장의 거취는 미국과의 조율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은행 전무에게 크게 밀렸다. WTO가 유 본부장에게 사실상의 자진사퇴 권고까지 했다.

하지만 WTO 사무총장 선출은 단순 다수결이 아닌, 컨센서스 과정을 통한 만장일치 형식으로 이뤄진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불가론'을 들고 나오며 유 본부장 지지를 공식 천명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전무를 지원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라는 해석, WTO 탈퇴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해석 등이 나왔다.

미국의 의도가 어디있든 간에, 유 본부장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발을 빼기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WTO 사무총장을 놓고 대립 분위기가 과열되는 것도 한국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지난 3일 치러진 미 대선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가닥잡히며 선택의 방향성은 명백해졌다는 평가다. 바이든 후보는 '다자주의'를 통한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앞세우고 있다. WTO 회원국 다수가 지지하는 오콘조이웨알라 전무에 대한 비토를 계속 유지할 확률이 적다. 유 본부장도 '명예로운 자진사퇴'를 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 결과에 대한 법적 대응도 불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하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레임덕' 우려를 완전히 차단했다. 퇴임(2021년 1월20일)까지 전세계에 '트럼프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다.

강 장관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WTO 사무총장 건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협의하자"고 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바이든 후보가 승리해도, 여전히 미국의 대통령은 트럼프"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를 완전히 무시한 외교정책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대응 마무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승복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 출범 등으로 미국 내 정치 이슈가 명확하게 결론나지 않는 이상 유 본부장의 거취 표명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일단 WTO는 코로나19(COVID-19)을 이유로 차기 사무총장 선출 절차를 무기한 연기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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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CC에서 골프를 친 뒤 차를 타고 출발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 두 개를 치켜세우고 있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quot;우편투표는 사기&quot;라는 주장을 거듭하며 재검표 및 개표중단 소송 등 일련의 법적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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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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