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줄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관련 소송을 이끄는 핵심 참모까지 바이러스에 감염돼 대통령의 포스트 대선 전략에 먹구름이 끼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대선 개표 과정 및 결과에 대한 법적 싸움을 주도하는 데이비드 보시가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백악관은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모든 방문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하는데 보시가 전날 이 검사를 받던 중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이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시티즌스유나이티드’의 대표이자 지난 2016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던 보시는 현재 대통령 법률팀을 이끌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관련 소송에 악재가 덮쳤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보시에게 대선 이후 법적 다툼을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 임명했던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장관도 이날 오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자택에서 격리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흑인인 그는 대선 전 흑인층의 표심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이 개최한 여러 행사에 함께 참석하며 트럼프의 선거 유세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포함해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대선일(3일) 밤 개표 상황을 함께 지켜보는 백악관 파티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메도스 실장은 파티 다음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인파로 붐빈 당시 백악관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추가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 또다시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01만8,278명으로 2월 미국인 최초의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후 294일 만에 누적 확진 1,000만명대를 기록했다. 미국인 100명 중 3명이 코로나19에 걸린 셈이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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