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킹스 분석 결과, 바이든 당선 카운티 477개로 트럼프와 큰 격차
GDP 생산 비중은 2016년보다 늘어…대도시 중심 득표 때문
향후 경제정책 놓고 민주-공화 갈등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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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를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경제는 조 바이든 당선인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4년간 법인세 인하 등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내세웠으나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 기반인 도시는 흔들리지 않았다. 경제 규모가 큰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대도시들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승리를 선사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에 표를 던진 지역 간의 경제 규모 차이는 4년 전보다 확대됐다. 향후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정당 간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는 10일(현지시간) 이번 대선 결과를 바탕으로 각 카운티(군 단위 행정구역)와 당선 후보, 경제의 관계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전체 카운티 중 개표가 마무리된 96%를 바탕으로 진행된 분석이며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수치를 기준으로 했다.
분석 내용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카운티는 477개로, 트럼프 대통령이 차지한 카운티 2497개의 20%에도 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카운티의 GDP 생산 비중을 살펴보면 바이든 당선인에게 표심을 던진 카운티는 70%로 트럼프 대통령을 뽑은 카운티(29%)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 격차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뽑은 카운티는 472개로 이 카운티의 GDP 생산 비중은 64%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준 카운티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절반 수준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미국 내 경제 규모가 큰 카운티를 거의 모두 잡았다. 캘리포니아주 LA와 뉴욕, 시카고가 있는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 휴스턴이 있는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등 미국의 주요 도시가 있는 곳은 바이든 당선인을 선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는 작은 시골 소규모 마을 단위의 카운티 수천 곳에서 승기를 잡았다. 특히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카운티와 같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카운티의 다수를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빼앗겼다.
브루킹스연구소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겼던 지역을 바이든 당선인에 빼앗기면서 공화당에 표를 던진 카운티가 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근래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대선 승리자는 바뀌겠지만 미국의 경제 지형은 여전히 공고하게 나뉘어져 있다"고 전했다.
지지 정당 간의 경제 격차가 크면 이들을 대변해야 할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 조율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주로 도시에 거주하는 지지층을 고려해 주택가격 안정화나 사회안전망 개선, 대중교통 인프라 확보, 인종차별 등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공화당은 이러한 도시 중심의 이슈에 따라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마크 뮤로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한 정당이 제시하고 다른 한 정당이 반대하는 이런 패턴이 지속될 경우 비효율적 거버넌스가 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과 지역에 경제적으로 해가 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에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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