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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시리아 난민촌 된 세계문화유산, 내전으로 국민 절반이 집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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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일 시리아 북서부 바키르하 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한 시리아 난민 가족이 임시거처를 마련하고 지내고 있다. 지난 겨울 러시아의 지원으로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거점인 이들리브를 공격해 백만명 이상의 시리아인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되었다. 바키르하 마을에는 고대 로마와 비잔틴 시절의 유적이 다수 남아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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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모두 6건이다. 수도인 다마스쿠스 중심부의 고대도시, 사막 한가운데 있는 고대 오아시스 도시 팔미라, 십자군 시절 기사단의 성채인 크락 데 슈발리에 등이다. 위 사진은 유산 중 하나인 '북시리아 고대마을'이다. 시리아 북서부, 터키 국경에 접한 알레포주와 이들리브주에 있는 40여개 마을 중 하나다. 이 유적이 내전으로 집을 잃은 시리아 난민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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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건의 시리아 소재 세계유산 분포. 터키 국경 근처 이들리브와 알레포의 북 시리아 고대마을은 한 묶음으로 등재돼 있다. 시리아의 세계유산은 지난 10년간의 내전으로 크게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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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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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은 1~7세기에 세워진 것들로 로마와 비잔틴제국 시절의 전원생활과 건축을 잘 보여준다. 전체 면적은 1만2,290ha에 이른다. 6세기에 이르러 식량부족과 전염병 등으로 주민이 점차 줄고, 10세기 이후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곳으로 버려져 '죽은 도시'(Dead Cities) 또는 '잊혀진 도시'(Forgotten Cities)로 불렸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유적에는 고대 주거지역과 신전, 교회, 수리시설, 목욕탕 등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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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 거점인 이들리브에 살던 주민 중 수십명은 고대 유적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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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어린 손자를 바라보고 있다. 1000년간 비어 있던 고대 유적에 어린 손자를 위한 것이라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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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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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 유적이 훼손되겠지만, 이들에겐 고대인이 쌓은 담장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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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따라온 개가 유적 위에서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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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제국과 비잔틴제국 시절에 번성하던 이 지역은 1000년 전부터 사람들이 떠나 '죽은 도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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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문자가 새겨진 기둥이 유적지에 쓰러져 있다. 중동 지역은 고대에는 현재의 서유럽보다 선진 문명이 꽃피고 부유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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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소년이 고대 유적의 잔해 위에서 혼자 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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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은 2011년 독재자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출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에서 시작됐다. 시리아 국내 문제였던 시위는 머지않아 이슬람 수니파-시아파 간의 종파 갈등, 주변 아랍국가 등 국제사회의 개입, 미국과 러시아의 국제 대리전 등으로 비화하며 참혹한 결과를 불러왔다. 수도 다마스쿠스 등 주요 도시들은 처참하게 파괴됐고, 2018년까지 36만명이 사망했으며 생존한 사람도 난민이 돼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 내전 전 시리아 인구는 2,100만 명이었는데 그 절반이 넘는 1,200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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