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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에티오피아 내전에 수백명 사망, 수천명 이웃 수단으로 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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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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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연방 군인들이 9일(현지시간) 티그레이인민해방전선(TPLF)과 대치하기 위해 트럭에 올라타 암하라 지역에서 티그레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암하라|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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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내전이 일어나 일주일간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550명이 숨지고, 난민 수천명이 이웃국가 수단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연방정부가 지방정부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견제하려 지난 4일(현지시간) 전쟁을 선포한 이래 일주일째 티그라이 지역에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연합은 내전이 주변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면서 에티오피아에 휴전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지역에서 전투기들이 무기고를 폭격했고, 지상에서도 연방정부와 주정부 군대 간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연방군은 에리트레아와 수단 국경에 가까운 티그라이의 후메라 공항을 점령했다고 국영 파나방송이 전했다. 내전으로 티그라이에서만 550여명이 숨지고, 연방군도 수백명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영리단체 뉴휴머니타리안은 이번 내전으로 적어도 2700명이 집을 잃고 수단 국경을 넘어갔으며, 수천명이 지금도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그라이 남부에서 제트기 폭격을 피해 간신히 목숨만 건진 쿠로스 월데마리암(54)은 “연락이 닿지 않아 아내와 아이들의 생사조차 모르겠다”고 뉴휴머니타리안에 말했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지역민들은 의약품과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티그라이학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가 700만명이 사는 티그라이 전역에 교통, 통신, 인터넷, 은행 거래, 전력을 차단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는 지난 4일 티그라이 지역의 집권당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이 연방 군사기지를 공격했다면서 전쟁을 선포하고 공습을 단행했다. 아비 총리는 최대 25만명의 민병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TPLF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유력 정당이던 TPLF는 아비 총리가 2018년 집권한 뒤 중앙 정치에서 차츰 밀려났고, 티그라이 지역민들이 차별받았다면서 연방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연방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지난 8월 예정된 총선을 무기한 연기하자, 9월엔 독자 선거를 치렀다.

아프리카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에티오피아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그러나 아비 총리는 TPLF를 겨냥해 “범죄 정권이 무장해제되고, 지역의 합법적인 행정이 복원되고 도망자들을 체포해 사법 처리하는 즉시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는 트윗을 올리며 사실상 휴전을 거부했다.

국제단체들은 에티오피아 내전이 수단이나 에리트레아 같은 이웃국가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단은 “늘어나는 에티오피아 난민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국경을 봉쇄하고 병력 6000명을 배치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에티오피아에서 최대 200만명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비 총리는 접경국인 에리트레아와의 전쟁을 중단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지만, 정작 에티오피아 내에는 수십개에 달하는 부족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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