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영부인이 연락해 백악관 초청하는 전통 어겨
트럼프가 패배 인정하면 만남 추진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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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조 바이든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에게 아직 연락하지 않았다고 CNN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멜라니아 여사 측 소식통을 인용해 남편 도널드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여사 역시 대선에서 패배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해설했다. 대선 결과가 결정되면 바뀌게 되는 퍼스트레이디 역시 서로 전화로 통화하고 직접 만나 ‘인수인계’하는 전통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4년 전 오늘(11월 10일) 트럼프 여사는 당시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 초대 받아 차를 마시고 백악관과 관저를 둘러봤다”라고 지적했다.
전통대로라면 멜라니아 여사는 ‘후임 퍼스트레이디’인 바이든 여사를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게 정권 교체기의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이 모임에서 두 여성은 차를 마시며 백악관에서 가족이 사는 방식, 자녀 양육 등을 조언하고 관저 발코니에서 대중에게 손을 흔드는 방법과 같은 세세한 내용을 공유한다. 이런 장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됨으로써 정권 교체기의 혼란을 줄이고 미국 지도부의 안정성과 원활한 정권 교체를 국민에게 각인하는 효과도 있다.
멜라니아 여사의 일정을 아는 다른 소식통은 CNN 방송에 일정이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라며 ”평소와 같이 일일 회의와 성탄 연휴 계획에 일정이 집중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멜라니아 여사가 인수인계하고 싶어도 남편이 방해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 영부인 로라 부시 여사의 비서실장이었던 애니타 맥브라이드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그들(부부)에게 인수인계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라며 “트럼프 여사는 종종 남편과 어긋났지만 지금은 더 복잡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의중을 잘 헤아린다는 다른 소식통은 10일 CNN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하고 적절한 시점이 되면 멜라니아 여사도 관례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하루 전 CNN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할 때가 왔다고 조언하는 내부의 의견이 커지고 있고, 멜라니아 여사도 이에 동조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대중지 메트로와 데일리메일은 트럼프 부부의 이혼설까지 제기했다. CNN은 미국 정치에서 영부인의 역할이 조용한 내조에만 머무르지 않는 만큼 영부인간 인수인계가 늦어질수록 상황이 더 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부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특별 보좌관을 지낸 캐프리시아 페나빅 마셜은 “바이든 여사가 백악관을 잘 알고 능력이 출중하지만 인수인계는 벅차다”라며 “지금쯤이면 영부인 사이에서 최소 일정이 오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선 결과가 선거일 한 달 뒤 최종 결정된 2000년 대선 때 영부인 인수인계는 12월13일에서야 시작됐다. 당시 관계자는 “결국 되긴 했지만 정신없이 바빴다”라고 기억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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