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도 대선 불복 행렬 동참
“대통령은 한 명” 바이든 통화 견제
국방부에선 차관급 줄줄이 사표
트럼프 충신들로 즉각 자리 채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의 인수위 사무실에서 전 국민건강보험법인 이른바 ‘오바마 케어’ 관련 설명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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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이 “당혹스러운 일(an embarrassment)”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 인정 거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솔직히 말해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유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전을 남발하며 대선 결과에 불복 중이다. 연방 기관까지 동원해 업무 인수인계도 막고 있다. 인수위를 물리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연방조달청(GSA)도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미 인수를 시작했고, 인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 시점에서 우리가 이겼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우리의 계획, 또 지금부터 (내년) 1월 20일 사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초대 내각에서 누가 일할 것인지 행정부 구성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는 부처별 인수위원 명단도 공개했다. 인수위는 “대통령과 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인수팀이 각 기관의 정책 운용 등을 살펴보고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미 언론은 바이든 인수위 측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인수인계 거부를 중단시킬 법적 대응도 검토했다고 보도했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법적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진영은 굽힐 낌새조차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기 트럼프 행정부’라는 엉뚱한 말까지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0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와의 교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앞으로 몇 달 안에 2기 트럼프 행정부로 순조로운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 중 미국 대선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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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가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표적인 ‘트럼프 충성파’로, 2024년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가 바이든 인수위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모든 투표를 셀 것이며, 그 절차가 완료되면 선거인단을 선발한다. 절차라는 게 있다. 헌법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취지로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바이든 당선인이 각국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이어가는 데 대해 “착각하지 말라. 우리는 한 번에 한 명의 대통령과 한 명의 국무장관, 하나의 국가안보팀을 갖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항’ 기미가 있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트위터로 해임한 직후 국방부에서는 줄줄이 사표 행렬이 이어졌다. AP통신 등은 10일 오전 제임스 앤더슨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을 시작으로 조셉 커넌 정보담당 차관, 에스퍼 장관의 비서실장인 젠 스튜어트 등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신들로 즉각 자리를 채웠다. 앤더슨 차관 대행 후임은 육군 준장 출신인 앤서니 테이터, 조셉 커넌 차관 후임은 에즈라 코언 와트닉, 젠 스튜어트 비서실장은 카시 파텔로 각각 교체됐다.
전 폭스뉴스 해설자인 테이터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테러 지도자’라 부르고 이슬람에 공격성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와트닉과 파텔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일했던 인물들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이민정·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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