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촉발 상승세 중소도시까지
구미 아이파크더샵 당첨자 발표에
중개업자들 몰려 야시장 열리기도
"규제 불균형이 투자세력 양산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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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방 부동산은 한마디로 '불장(시장 과열)'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세가 부산과 울산, 대구, 대전 등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확산되면서 전국이 부동산 과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임대차2법으로 촉발된 전셋값 상승이 매매값을 밀어올리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자 갈 곳 없는 유동성이 지방으로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구미 한밤 '분양권 소동'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북 구미 아이파크더샵 청약당첨자 발표시점인 지난 11일 자정 견본주택 앞에서는 야시장이 열리고 푸드트럭까지 출현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서울과 부산, 대구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에서 중개업자들이 초피(분양권에 붙는 첫 웃돈)를 주고라도 분양권을 확보하려고 몰려든 것이다. 구미 아이파크더샵은 전매제한기간이 없어 계약 이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구미시 원평동 소재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 3억3800만~3억7700만원대에 초피가 7000만원까지 붙었다"며 "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은 많지만 나온 매물이 거의 없어 사실상 부르는게 값"이라고 전했다.

구미뿐 아니라 포항과 경주 등에도 신축 아파트를 원하는 실수요자들과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진입하고 있다고 중개업계는 전했다.

7·10대책 이후 부산과 대구가 급등한 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광주, 청주, 충주, 천안으로 투자수요가 유입되면서 집값이 상승한 뒤 이제는 지방 중소도시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12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방 부동산시장이 오름폭을 주도했다. 지난 9일 기준 수도권(0.15%→0.15%) 및 서울(0.02%→0.02%) 아파트값은 상승폭을 유지했지만, 지방은 0.19%에서 0.27%로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5대 광역시 기준으로 아파트값 상승폭은 0.29%에서 0.39%로 늘었고, 8개도 단위로는 0.10%에서 0.16%로 올랐다. 시·도별로는 부산(0.56%), 대구(0.39%), 대전(0.37%), 울산(0.35%), 경남(0.26%), 세종(0.25%) 순이었다.

■규제 불균형이 투기세력 양산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 장세 속에서 투자수요와 비규제지역으로 몰리고 임대차2법으로 전세난에 시달리던 실수요자들이 집을 매수하면서 지방 부동산시장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유동성 장세에 벌어진 유동성 파티"라며 "M2(광의통화량)가 3100조원 풀렸고 자산만 1200조원인 상황에서 노동소득이 승산 없으니 부동산 같은 자산소득으로 유동성이 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중에 돈이 넘치고 저금리 상황이다 보니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는 자금이 많은 상황에서 대출 및 과세와 관련된 부담이 작고 단기차익을 챙길 수 있으니 지방 광역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다른 규제 불균형이 서울에서 수도권, 지방으로 계속되는 풍선효과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비규제지역에 집을 매수하면 바로 2000만~3000만원씩 버는 상황"이라며 "정책은 방향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규제 불균형으로 투기세력이 판칠 시간을 벌어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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