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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굳건하다"던 김정은 충격받았나…1주째 입닫은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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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바이든 승리 선언 일주일 지나도 침묵

2000년 이후 늦어도 닷새 뒤 반응, 이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선언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북한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서명을 마치고 함께 이동하고 있다. [신화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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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는 물론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들은 15일 현재 미국 대선과 관련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00년 이후 미국 대선의 결과가 확정되면 짧게는 이틀(2008년), 길어야 5일(2004년) 뒤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열렸다”라거나 “재선된 미국 대통령”이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예외는 있었다. 2000년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경합했던 2000년 대선에서는 한 달이 넘도록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에도 북한은 대선 11일이 지난 뒤 “미국에서 지난 7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으나 지금까지 그 결과가 발표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방 최고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부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나흘 뒤인 12월 17일에 최종 결과를 보도했다.

북한의 이번 침묵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소송을 진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란 관측이 있다. 또 북한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한 만큼 선거 결과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지난 7월 10일 담화에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 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김 위원장)의 인사를 전하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평가도 나왔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도 대비하고 있겠지만, 김 위원장이 개인적인 친분을 자랑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가 충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당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보이면서도 “그(트럼프) 이후 미국 정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상대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만을 생각하며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경계해야 할 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이긴 하지만, 아직 선거 결과가 최종 확정되지 않자 미 대선과 관련해 일절 속내를 보이지 않으면서 새로운 행정부에 대해 대비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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