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지배적 사업자 탄생 불구
회생불능 결론 땐 예외적 허용
16일 산경장 회의… 논의 공식화
KCGI “산은 유상증자 반대”
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때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불가능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이 나오자 경영권을 놓고 대립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재차 반대 의견을 냈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확정하고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다면 공정위는 심사 절차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공정거래법상 M&A를 할 때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신고회사 3000억원 이상·상대회사 3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두 회사의 M&A가 성사될 경우 국내 점유율 62.5%에 달하는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으로 시장에서 독점적·지배적인 사업자가 탄생해 가격이 올라갈 압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하면 합병 자체를 불허하기도 한다. 또 가격 인상 금지 등의 조치를 담은 ‘조건부 승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경영난을 겪는 회사와의 결합에서 조건부 승인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회생 불가능한 회사인지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회생 불가능한 회사라 기업결합을 하지 않으면 생산설비가 계속 활용되기 어려운 경우 시장 경쟁을 제한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기업결합을 허용한다. 올해 4월 같은 논리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승인했다.
정부는 이르면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아시아나 인수 추진에 대해 “좋은 방안이면 정부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말한 바 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고서가 접수되면 적극적으로 심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고서가 들어오면 경쟁 제한성과 회생 불가능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절차가 남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이 있는 외국에서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두 회사의 합병 자체가 무산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여온 주주연합 측의 반발도 변수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의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산은의 한진칼 제3자 배정 증자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뜻을 밝힌다”며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제3자 배정보다는 기존 대주주인 우리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아시아나 인수 방식으로는 산은이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하거나 산은이 가진 아시아나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한진칼·대한항공에 현물출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