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우주여행 시대가 열렸다…스페이스X, 정원 가득 채운 채 우주선 발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시간으로 월요일 오전.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일요일 오후)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이 미국 동남쪽 끝에 있는 플로리다 주의 상공에서 날아올랐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름하고 있는 지구 위로 떠오른 이 기체의 이름은 '회복'(레질리언스·Resilience).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회복'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정원을 가득 채운채 우주로 날아오른 비행체라고 15일(현지시간) 선언했다. 이 기체에는 4명의 우주비행사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회복'호의 선장인 우주비행사 마이크 홉킨스는 NASA 기지로 보낸 통신을 통해 "굉장한 비행이었다. 우리는 많이 웃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의 발사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스페이스X가 미국 정부(NASA)의 우주왕복 운영체제 인증을 받은 뒤 처음으로 시행한 공식임무 였다. 이는 '회복'호가 6개월 뒤 무사히 귀환하면 민간에서 주도하는 우주왕복 비행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스페이스X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 고액의 자금을 지불한 세 사람에게 10일간의 우주여행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둘째, 탑승정원인 4명을 태운 채 이륙에 성공했다. 덕분에 스페이스X의 로켓인 팔콘9과 '회복'호 우주비행선의 기종인 '크루드래곤'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정원을 늘리는데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참고로 팔콘9과 크루드래곤은 지난 5월 처음으로 사람을 탑승시킨 채 우주로 발사됐다. 그 이후 정원을 늘린 이번 이륙에서도 성공함에 따라 우주로 많은 사람을 보내는 꿈은 한걸음 앞당겨 졌다.

매일경제

스페이스가 만든 로켓 `팔콘9`과 우주선 기체 `크루드래곤`이 지난 11월 9일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기체는 원래 현지시간 14일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발사가 하루 미뤄졌다. [사진 = NAS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셋째, 흑인과 여성, 일본인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 탑승한 발사였다. 선장인 마이클 홉킨스(51)는 백인 남성이었지만 조종사인 빅터 글로버(44)는 흑인이었으며, 새년 워커(55)는 여성이었고, 노구치 소이치(55)는 일본인이었다. 이처럼 다양한 이들이 우주에 함께 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금까지 흑인 우주비행사는 17명 정도가 있었으나 우주정거장으로 날아가 각종 실험에 직접 참가했던 흑인은 이제까지 없었다. 참고로 여성 우주비행사는 1937년 소련의 발렌티나 테레슈코바 등 여러 사람 들이 우주로 나갔고, 일본인 우주비행사 역시 1990년 도요히로 아키야마 등 다수가 있었다.

매일경제

이번 발사에 참가한 네 사람의 우주비행사들. 좌로부터 노구치 소이치, 마이클 홉킨스, 섀넌 워커, 빅터 글로버. [사진 = NAS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넷째, 스페이스X 라는 민간회사 차원에서도 이번 발사는 긍정적이다. 다른 회사들도 스페이스X와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했으나, 아직 우주로 올라갈 비행체를 만드는데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NASA는 2010년부터 우주로 사람들을 실어보낼 계획 '상업적 우주선 프로그램'(Commercial Crew program)를 시작하면서 우주비행사들을 우주로 실어보낼 셔틀 기체로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곤'과 보잉의 '스타라이너' 등 두 기종을 선택했다. 스페이스X에는 모두 30억달러(약 3조3200억원)가 투입됐고, 보잉에는 48억달러(약 5조3000억원)이 들어갔다. 현재까지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완성되지 못한 상태이나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곤은 사람을 싣고 2차례 비행에 성공했다.

한편, '회복'호는 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전진하고 있으며,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월요일 저녁, 한국시간 기준 화요일 오후 경에 도착할 예정이다. 4명의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정거장에서 6개월 정도 머무르며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의 각종 실험과 과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발사가 진행된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두 축하메세지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출발이었다"며 "우리 정권이 시작했을 때 NASA는 재앙과 같은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가장 발전하였고 뜨거운 우주센터가 됐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오늘 발사에 성공한 NASA와 스페이스X에 축하한다"며 "이번 출발은 과학의 증명이며, 혁신과 독창성, 그리고 결단력을 갖고 나아간다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증명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