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는 17일 ‘조원태 회장 외 모두가 피해자’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실상 ‘조원태 회장의 무자본 인수’라고 했다. "산업은행의 자금 선집행이라는 유례없는 지원은 조원태 회장으로 하여금 한진칼의 경영권 방어는 물론 돈 한 푼 내지 않고 무자본으로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여 세계 7대 항공 그룹의 회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강성부 KCGI 대표.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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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의 지분 단 6%만을 가지고 있다"며 "단 1원의 출자도 없이, 산업은행을 통한 막대한 혈세 투입과 KCGI 주주연합 등 한진칼의 다른 주주들의 희생하에 자신의 경영권을 공고히 지키게 됐다"고 했다. 이어 "산업은행 경영진은 조원태의 우호지분으로 적극 나서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의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기형적’이라고 지적했다. KCGI는 "발표된 자금조달금액은 한진그룹이 보유한 빌딩 한 두 개만 매각하거나, 기존 주주의 증자로도 충분히 조달 가능한 수준"이라며 ". 굳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산업은행의 무리한 3자배정증자와 교환사채(EB) 인수라는 왜곡된 구조를 동원하는 것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했다.
전날(지난 16일) 산업은행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5000억원)과 교환사채(3000억원)를 통해 한진칼에 총 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자금을 대는, 사실상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선 셈이다. 한진칼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다시 아시아나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된다.
KCGI는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신고 등의 절차가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산업은행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는 선례는 찾아볼 수 없다"며 "산업은행이 2019년 3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조차도 아직 산업은행의 출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원태 회장이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지분 6%는 이미 금융기관들에 담보로 제공된 것이므로 후순위로서 실효성이 없으며 그마저도 경영책임에 대한 담보가 아닌 인수합병계약의 이행을 위한 담보여서 무의미하다"고 했다.
KCGI는 마지막으로 "항공사의 인수합병은 정상적인 실사와 가치평가, 거래조건 협상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부채 12조원과 자본잠식상태의 아시아나항공을 실사 등의 절차와 충분한 논의를 무시한 채 한진그룹이 전격 인수하는 것은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라고 했다.
KCGI는 전날에도 "조원태 회장과 산업은행의 밀실야합"이라며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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