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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2020 미국 대선

여당 의원단, 트럼프 측 만나 “대북정책 바이든이 계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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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찾아가 “북한에 당근 줄 필요”

외교가 “정권 교체기 아마추어외교”

송영길 “바이든, 비건 의견 들을 것”

미국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태스크포스(TF) 소속 송영길·김한정·윤건영 의원은 17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조 바이든 행정부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하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미 정권이 교체되는 민감한 시기에 워싱턴을 찾아 물러나는 트럼프 정부 인사에게 들어서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희망 사항을 전한 자체가 비상식적인 아마추어 외교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반도 TF 단장인 송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비건 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관여 정책은 고립된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의미 있는 첫발”이라며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북한과 대화하는 데 있어 ‘톱다운’과 ‘바텀업’ 두 방식 간의 상호 조화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톱다운’ 방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해법을 모색했던 하향식 접근법을 말한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올 초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선 “북한에 관한 한 우리 협상가들에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혀 실무 협상에서 시작해 최고위급으로 올라가는 ‘바텀업’ 방식의 협상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김한정 의원은 비건 부장관에게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청와대 부속실장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수행한 경험을 언급하며 “회담 성공 배경에는 현대그룹의 대북 투자라는 비즈니스적 요소가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핵 개발에 따른 엄격한 대북제재가 존재하기에 비핵화 협상에 북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함께 ‘당근’을 주는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 경협과 대북제재 완화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대목이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는 조건으로 “북한이 핵 능력을 감축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지 않는 한 ‘트럼프식’ 정상회담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당근 제공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바이든 진영은 이번 방미를 놓고 ‘한국은 자신들의 길을 가려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의원은 “비건 부장관은 민주당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인사 중 가장 인정하는 전문가”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새로운 한반도 라인이 구성됐을 때 비건 부장관의 의견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해 면담했다”고 말했다.

■ 바이든이 보는 트럼프 대북정책

“트럼프 대통령의 친화적 대북정책이 폭력배 같은 북한 정권의 무기 개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10월 22일 대선후보 TV토론)

“(북ㆍ미 관계가 좋아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히틀러의 유럽 침공에 앞서 히틀러와 좋은 관계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10월 22일 대선후보 TV토론)

“북한에 관한 한 우리 협상가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겠다” (포린 어페어스 3ㆍ4월호 기고)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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