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다시 폭등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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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화려한 부활일까. 암호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2018년 최저점 대비 약 450% 폭등했다. 블룸버그 데이터 기준으로 19일 1비트코인 당 1만700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11월 들어 상승세에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지난달 16일 1만1319달러를 기점으로 상승폭을 키워 한 달 안에 50% 이상이 올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 12월 17일의 1만9041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올해 상승 폭을 따지면 약 150%가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금융 데이터 기업인 리피니티브를 인용, “비트코인이 한때 1만8000달러 선도 뚫었다”며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1년 장밋빛 전망도 줄을 잇는다. 2017년의 비트코인 강세장을 정확히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내년 말엔 (1비트코인 당) 5만5000~6만 달러까지 찍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몸값 급등은 대략 세 가지 요인으로 설명된다. 달러 약세, 넘쳐나는 유동성, 그리고 비트코인의 달라진 위상이다. 씨티뱅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통화 팽창과 달러 약세로 인해 비트코인이 새로운 금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공격적 양적완화(QE)에 나서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비트코인으로 몰린다는 분석이다.
2017년과 이번의 급등의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을 받은 2017년엔 ‘묻지마 투자’ 성격이 강했다면, 2020년엔 비트코인의 입지 자체가 더 견고하다는 주장이다. 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투자 중인 JP모건과 같은 거대 투자은행(IB)에서 이런 주장을 내놓는다. JP모건은 최근 블록체인과 디지털 화폐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사업부를 만들고 ‘오닉스(Onyx)’라고 이름 붙였다.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는 검은색 보석 이름이다. 전자결제 기업 페이팔(PayPal) 역시 지난달 암호화폐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중앙은행 차원의 움직임도 있다. 유럽연합(EU)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달 “디지털 결제에 많은 신뢰가 생겼다”며 “디지털 유로 발행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역시 최근 “암호화폐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발언했다. 중국은 아예 인민은행이 나서서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가 국제금융 시스템에서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화폐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비트코인, 사우디 리얄, 터키 리라, 영국 파운드, 미국 달러, 유로, 요르단 디나르 등 각국 화폐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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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암호화폐에 더 열려있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경제지 포천(Fortune)은 12일 “암호화폐 불신자였던 (스티븐) 므누신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더 암호화폐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투자자에겐 2018년 겨울의 악몽이 아직 선명하다. 1만9000달러 선을 달렸던 비트코인은 그해 12월16일 3203달러로 폭락했다. 비트코인 역대 최저점이었다.
장밋빛 기대가 커지는 속에서도 폭락의 그림자는 여전히 어른거린다. FT는 18일 “끔찍한 조정이 곧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이 다수”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전문 거래소인 LMAX의 조엘 크루거는 FT에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기록한 후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지금은 비트코인 매수에 신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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