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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동학개미 이색재테크 열전 | 22만원 운동화를 1300만원에 ‘리셀링’ 유명 노래·그림, 주식처럼 사고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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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주식 투자 열풍이 동학개미, 서학개미 등 신조어를 양산하는 시대다. 저금리에 은행 예금 이자율은 덩달아 떨어진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불황 국면일수록 ‘현금이 왕’이라고들 하는데 실탄(?) 마련할 길은 많지 않다. 이런 와중에 소소하고 은밀하게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이색재테크’다. 비상장 주식 투자부터 한정판 운동화 ‘리셀링(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림)’까지 방법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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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주식 완전 편해~

▷‘증권플러스비상장’ 20만 회원 돌파

SK바이오팜, 빅히트 등 올해 IPO 대어가 속속 증시에 입성했다. 사전청약 때 1주라도 사고자 하는 일반인 투자자가 몰리면서 청약증거금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비상장 주식일 때 미리 선점해두는 게 더 낫지 않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서 어떤 종목을 사야할지 막연하다. 이런 숨은 니즈를 해결해주는 핀테크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앱이 두나무와 삼성증권이 합작, 규제 샌드박스 프로젝트로 선정된 ‘증권플러스비상장’이다.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전화번호나 신분증 등 개인정보 입력 없이 카카오톡 계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앱을 열면 현재 거래 가능한 종목, ‘팝니다, 삽니다’ 게시물 수, 거래 완료된 게시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게시글을 선택해 현재 거래 가능한 매물을 살펴보거나, 원하는 종목명을 검색해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 11월 12일 기준 SK그룹 바이오 계열사이자 비상장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장 인기 거래 종목으로 올라와 있다. 그 밖에도 엔에스스튜디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뷰노 등 상장이 거론되는 종목들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상장이 거론되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이 앱에서는 한 주당 8만9500원에 거래됐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 추정액은 32조6761억원이다.

비상장 종목이라 정보가 부족할 수 있는데 이 앱에서는 기업 개요, 5개년 재무차트, 투자유치 현황 등의 상세 정보와 ‘시가총액 계산기’를 운영, 투자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나이스디앤비와 협업, 시장 현황, 투자매력도, 투자위험도, 재무안정성, 유사기업 주가 분석 등 ‘종목 분석 보고서’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거래를 원하는 종목이 있으면 ‘팝니다’ 또는 ‘삽니다’ 게시판에서 매물 확인 후 ‘1 대 1 협의’로 거래가 가능하다.

두나무 관계자는 “IPO 열풍이 불면서 비상장 투자에도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20만 회원 돌파, 거래량도 3만3000건을 돌파했다”고 소개했다.

’1대1 협의’ 방식이 귀찮다면 크라우드펀딩 앱을 통한 비상장 주식 직거래 방식도 있다. 크라우드펀딩이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창업가가 초기 자금을 소액으로 투자받을 수 있게 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정부 인가를 받은 주식형 크라우드펀딩 업체로는 ‘크라우디’ ‘오픈트레이드’ 등이 있다. 이들 회사가 운영하는 비상장 투자앱을 이용하면 된다. 앱을 깔면 이 회사가 엄선한 스타트업 리스트가 뜬다. 이들 중 유망해 보이는 회사가 있다면 앱에서 제공하는 계좌로 입금하면 곧바로 주주가 된다. 크라우드펀딩은 일반투자자 기준 연간 1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며 정부 인증을 받은 벤처기업 또는 창업 7년 이내 중소기업(기술우수)일 경우 전액 소득공제(연간 3000만원 이하)도 받을 수 있다.

크라우디에 3년 전에 반려동물 스타트업 ‘펫프렌즈’가 비상장 주식을 내놓으며 투자 유치를 했는데 당시 2억여원을 투자한 소액주주들이 최근 6배의 수익률을 내고 엑시트(주식 매각)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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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가수·화가에 투자를

▷음원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

비상장 주식처럼 음원도 매매가 가능하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뮤직카우’는 세계 최초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주식처럼 음원 저작권을 사고팔 수 있다. 인기 있는 음원은 주식처럼 ‘상한가’를 치기도 한다. 음원 투자자는 매월 배당(?)도 받는다. 구입한 음원으로부터 나온 저작권료가 투자자 통장에 따박따박 꽂힌다. 지난 10월 기준 약 640개 노래 저작권이 뮤직카우를 통해 주인을 찾았다. 임창정 ‘소주 한잔’, 이선희 ‘그중에 그대를 만나’, 거미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등 이름만 들어도 멜로디가 떠오르는 명곡도 많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임찬희 씨 투자 사례를 보면 이해가 편하다.

가수 유열의 팬인 임 씨는 지난 4월 뮤직카우에서 유열의 노래 ‘처음 사랑’ 옥션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곧바로 경매에 뛰어들었다. 옥션 시작가는 2만5000원이었지만 경쟁이 점점 치열해졌고 결국 4만9000원에 음원 구입에 성공했다. 이후부터는 매월 저작권료가 들어온다. 물론 유열의 처음 사랑이 방송에서 얼마나 많이 흘러나왔는지에 따라 매월 받는 저작권료는 다르다. 지난 6월에는 1800원이 들어왔지만 지난해 10월에는 영화 OST 효과로 3만원도 넘게 들어왔다. ‘처음 사랑’ 음원 시세도 올랐다. 지난 11월 12일 기준 유열 처음 사랑 가격은 1주당 12만7000원. 최초 구매가보다 8만원 가까이 올랐다. 임 씨는 “좋아하는 가수의 곡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황홀한데 돈까지 벌 수 있어서 좋다. 최근 처음 사랑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돈과 팬심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15만원 이상으로 오르면 팔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저작권료와는 별개로 음원을 보유하고 싶다는 팬심 덕에 가격이 치솟는 경우도 있다. 가수 박지훈의 ‘Would you…’는 옥션 시작가가 1만원이었지만 최고 낙찰가는 48만5000원까지 올랐다. 팬덤의 규모, 또 뮤직카우가 제공하는 예상 저작권료 등을 고려해 향후 어떤 음원 가격이 오를 것인지 잘 판단해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고가 미술품 투자도 진입장벽이 확 낮아졌다. 요새는 단돈 1만원만 있어도 피카소나 앤디워홀 같은 대가들의 미술품에 투자가 가능하다. 크라우드펀딩 형태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이 나온 덕분이다. ‘1억원짜리 작품이라도 1만명이 모이면 1만원에 살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매 플랫폼 업체가 작품을 선정해 펀딩을 모집하면 투자자들은 펀딩한 금액만큼 작품의 소유권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은 ‘아트투게더’다. 2018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약 60개 작품을 공동구매했다.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방식은 다양하다. 작품 재판매에 따른 차익이 가장 크다. 그간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작품은 낸시랭 ‘Taboo Yogini - Scarlet F1002’다. 지난 7월 2300만원에 공동구매했고 3일 후 되팔았다. 연 환산 수익률은 1900%가 넘는다.

물론 모든 작품이 이렇게 당장 팔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에 공동구매한 이우환 화백 ‘대화(Dialogue)’는 248일 뒤에, 다카시 무라카미 ‘Flower(set of 2)’는 445일 뒤에 팔렸다. 그래도 연 환산 수익률이 30%를 웃돈다.

투자한 작품이 매각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 렌털에 따른 수익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렌털 수익 역시 지분에 따라 공동 배분된다. 렌털 작품 중 가장 수익이 높은 작품은 쿠사마야요이의 ‘Pumpkin(White T)’이다. 연평균 수익률은 4.8% 정도다.

아트투게더 관계자는 “작품을 공동소유한 회원 찬·반 투표를 진행해 매각 동의 비율이 50%를 넘으면 작품을 판다. 최근에는 투자자끼리 지분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조각거래소’도 열었다. 대부분 미술품은 소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신뢰할 만한 전문가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투자 기법이 점점 발달하면서 암호화폐에도 새로운 투자 방식이 등장했다. 암호화폐 직거래가 부담된다면 ‘탈중앙금융’ 이른바 디파이(DeFi) 상품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스태이킹’이 있다. 스태이킹 서비스란 특정 암호화폐 자산을 일정 기간 예치하면 이자를 얹어 돌려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증권으로 치면 주식 대여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이미 빗썸, 업비트, 코인원, 한빗코 등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런 서비스를 운영한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고객에게서 빌린 암호화폐 자산을 종잣돈으로 불릴 수 있어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제시한다. 고객 입장에서도 어차피 장기 투자를 고민한다면 일정 기간 거래소에 투자상품처럼 가입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스태이킹 서비스는 암호화폐 보유자라면 거래소에 자산을 빌려주고 연 10%를 웃도는 높은 이자율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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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로 떠오른 한정판 리셀링

▷무신사, 네이버도 플랫폼 뛰어들어

희소성이 높아질수록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한정판 제품을 사고파는 ‘리셀링’도 최근 훌륭한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분야는 다양하다. 그동안 모아왔던 피규어나 장난감, 신발도 훌륭한 자산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최근에는 중고거래 플랫폼은 물론 한정판 전문 거래 플랫폼까지 활성화되면서 한정판 리셀링 시장이 빠르게 대중화되는 모습이다.

한정판 리셀링이 활발한 분야는 역시 신발, 그중에서도 ‘스니커즈’다. ‘슈테크’라고도 불린다. 특별한 인물이나 브랜드와 협업해 극소량으로 판매되는 한정판 희소가치에 따라 10배 이상 프리미엄도 우습게 붙는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나이키나 아디다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추첨 예정 모델을 검색해 드로우(제비뽑기)와 래플(추첨복권)에 응모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당첨만 되면 ‘대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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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나이키와 지드래곤이 협업해 선보인 ‘나이키 에이포스1 파라노이즈’가 대표적이다. 지드래곤 친필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 100족은 발매 즉시 21만9000원보다 60배가량 비싼 1300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지난 5월 발매된 나이키 SB 덩크 로우 밴앤제리스 ‘청키덩키’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엑스엑스블루(XXBLUE)’에서 발매 당일 190만~220만원 선에 거래됐다. 해당 신발 발매가는 12만9000원. 하루 만에 수익률이 1000%까지 뛴 셈이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전문 거래하는 플랫폼도 우후죽순 등장하는 추세다. 경매전문업체 서울옥션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가 ‘엑스엑스블루’를 선보였고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최근 ‘솔드아웃’ 플랫폼을 내놨다. 솔드아웃은 구매자가 가품 걱정 없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100% 정품 보장 검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KT는 리셀앱 ‘리플’을, 네이버 역시 ‘크림’을 선보였다.

장난감 재테크 중에서는 ‘레테크’가 유명하다. 완구상품 ‘레고(LEGO)’를 활용한 재테크다. 과거에 판매했던 레고 일부 제품 중에서 희소성이 높은 것들은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특히 장난감 마을 한 부분을 차지하는 개별 건물 제품인 ‘모듈러’ 가격이 높다. 수십만원대 제품이 단종되면 수백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도 타지마할을 형상화한 레고는 출시 당시 가격 300달러였지만 나중에는 3700달러까지 10배 이상 뛰었다.

레테크 시 주의사항. 제품번호가 10000번대로 시작하는 전문가용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개봉은 당연히 안 하는 편을 권한다. ‘칼박’도 중요하다. 박스 모서리가 훼손되지 않고 빳빳한 상태로 유지하는 등 박스 보관 상태까지 고려해야 한다.

▶보이차, 하루 만에 200% 수익?

▷바이올린 등 악기 재테크도 기지개

2018년 열린 홍콩 골동 보이차 경매에서 1920년 초반에 제작된 송빙호원차 1통(7편, 1편당 330g)이 21억원에 낙찰되면서 보이차도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6월 9일 오전 10시 대익코리아 사이트는 난리가 났다. 이 시각 대익코리아는 ‘80주년 기념 보이차’를 VIP 고객에 한해 1인 1건(떡처럼 포장된 보이차 42편) 800만원 한정 판매를 시작했다. 대익은 보이차 업계의 삼성전자 같은 브랜드. ‘대익 보이차는 사두면 무조건 돈 된다’는 말에 재테크용으로 대익 보이차에 접근하는 이도 부지기수다. 이 행사에서 1건을 건지기 위해 B씨는 본인은 물론 VIP 지인 2명에게도 부탁했다. 총 800건가량 물량이 풀린 것으로 알려진 이 행사는 1분도 되지 않아 종료됐다. B씨는 “나는 실패했지만 지인을 통해 1건 구입했다. 그 지인에게는 감사 표시로 수십만원대 선물을 해줬다”고 말했다. B씨가 80주년 기념병 구매에 목을 맨 것은 해당 거래에 성공하자마자 상당한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 제품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출시가의 2배 이상 되는 금액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A씨는 “앞으로 얼마가 더 오를지 모르는 만큼 계속 갖고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보이차를 마신 지 2년여 된 C씨는 요즘 보이차 재테크에 푹 빠져 있다. 운 좋으면 1년도 안 돼 수백 퍼센트 수익을 올릴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보이차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C씨의 하루 일과는 중국 ‘동허시세’ 차트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동허시세는 주식 시세표처럼 수백 가지 보이차 시세가 매일 표기되는 차트다. C씨는 “올 초 편당 12만원에 구입한 대익 ‘맹해공작’이 한 달도 안 돼 28만원으로 오르면서 수익률이 2배가 넘었다. 구입한 보이차 중 물론 안 오른 품목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얼마 안 올랐다는 거지, 산 가격보다 떨어진 차는 없다. 보이차 재테크로 노후자금을 마련해보려 한다”고 자랑했다.

보이차 재테크의 대명사로 불리는 대익 브랜드는 매년 한 차례 공식적으로 가격을 올린다. 2019년에 나온 대익의 베스트셀러 ‘7542’ 보이차는 1년 내내 정가 3만1000원에 팔리다 2020년 4월 10일 9만원으로 한꺼번에 300% 가까이 뛰었다. 대익코리아가 마구잡이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감안해 가격을 책정하는 것. 2019년 ‘7542’를 할인 가격으로 편당 2만6000원에 3건(42×3=126편) 구매해 들고 있던 D씨는 이 중 2건(42×2=84편)을 편당 9만원씩에 팔아치워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보이차 1건 현물은 그대로 두고도 3건 투자금의 2배 이상 되는 수익을 거둬냈다.

전문 영역에 속했던 ‘악기 재테크’도 서서히 각광받고 있다.

미술품 전문 경매사 케이옥션이 2018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고악기 경매를 시행했다. 당시 프랑스의 유명 악기 제작자 오노레 데라지(1794~1883년)가 1860년 만든 바이올린이 출품됐는데 추정가는 6000만원대였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연주 가능한 상태인지, 보증서가 있는지 등에 따라 값이 매겨진다. 1900년대 초반에 제작된 바이올린의 경우 보증서 유무에 따라서 수백만원부터 수억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재테크 혹은 투자 목적으로 문의하는 이들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악기의 특성상 온도, 습도를 꾸준히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희망자에 한해서 낙찰된 악기의 보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이런 악기 경매가 잦다. 최근에도 미국 록밴드 너바나의 보컬 겸 기타리스트인 커트 코베인의 애장품 중 하나였던 기타가 미국 줄리어스옥션에 100만달러(약 12억원)에 출품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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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 쉬는 ‘생물’도 투자 자산

▷잘 키운 다육식물, 열 펀드 안 부럽다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도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된다. 반려식물을 기르는 취미와 함께 돈까지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실내 인테리어는 물론 공기정화 식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아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다육식물 재테크는 간단하다. 다육식물을 분양받아 재배한 후 되팔아 수익을 얻는 방법이다. 다육식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커지고 잎이 통통해진다. 최근에는 연꽃을 닮은 엘리자베스금, 환엽마리아금, 몰게인금 등이 인기가 높다. 엑스플랜트에서는 엘리자베스금이 3억원대에 거래된다. 대품을 통째로 파는 게 아니라 잎만 떼어서 분양하는 ‘잎꽂이’, 잎이 매달린 줄기째로 잘라내 분양하는 ‘적심’도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된다.

집에서 키우기 어렵다면 다육식물 재배 하우스에 보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햇빛과 통풍 등 생육 환경이 좋고 하우스에 들른 손님들에게 보관 중인 다육이를 판매할 기회도 생긴다. 다육식물 재배하우스를 운영하는 이지희 씨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떤 품종이 인기가 있는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깔인 붉은색, 황금색이 들어간 다육이도 인기다.

나무도 키워서 되팔 수 있다. 이른바 ‘묘목 재테크’다. 넓은 임야와 자재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은 많이 투입되는 편이다. 하지만 손이 많이 안 가고 다육식물보다 신경을 덜 써도 알아서 잘 자라는 장점이 있다. 소나무, 단풍나무, 이팝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이 스테디셀러다. 초보자일수록 지역이나 용도에 관계없이 잘 팔리는 나무가 좋다.

최근 ‘물멍’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물을 보며 멍~하게 있는 상태’를 말한다. 수조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열대어를 보며 ‘힐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광받는 것이 ‘새우 재테크’다. 최근 열대어보다 더 알록달록 화려한 무늬를 지닌 관상용 새우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관상용 새우는 크게 ‘생이 새우’와 ‘비(Bee) 쉬림프’로 나뉜다. 생이 새우는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으며 생명력이 강해 잘 죽지 않는다. 번식력도 강하다. 이른바 ‘폭번(폭발적인 번식)’이 가능해 3개월이면 마리당 수십 마리 새우 분양이 가능하다. 체리새우, 블루벨벳새우 등이 대표적인 생이 새우다. 마리당 가격은 2000~5000원이지만 번식 과정에서 독특한 색이나 모양 등이 나올 경우에는 마리당 30만~4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을 수도 있다.

비 쉬림프는 레드비(CRS), 블뤠(CBS), 블랙킹콩, 레드킹콩 등 화려한 색과 무늬를 가진 새우를 말한다. 새우 껍질의 두께와 발색, 무늬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최고급 관상용 새우는 마리당 판매 가격이 1000만원에 육박한다.

새우 분양을 전문으로 하는 한 수족관 대표는 “2017년 무렵 수입 업체를 통해 대만의 고가 관상용 새우들이 들어오면서 새우를 재테크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새우는 새끼를 먹거나 죽이지 않고 번식력이 좋아 키우기 알맞다. 물 pH 농도만 잘 관리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4호 (2020.11.18~11.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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