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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트럼프 vs 한국사위 美 주지사, ‘결함’ 韓 코로나 진단키트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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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극우성향 매체 기사 트윗 공유

“호건, 결함있는 키트만큼 형편없다”

주지사 “골프 그만치고 대선패배 인정하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 주지사 [로이터·메릴랜드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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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 사위’로 통하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州) 주지사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로 한 판 붙었다.

둘 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사사건건 틀어졌던 사이인데, 호건 주지사가 지난 4월 한국에서 공수해 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에 결함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기름을 부었다.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이 했다. 그는 이날 극우 성향 온라인 매체 브라이트바트(Breitbart) 기사를 공유하며 공격했다. 제목은 ‘반(反) 트럼프 영웅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 한국의 결함있는 코로나19 검사에 돈을 냈다’였다.

호건 주지사가 4월 한국에 주문한 코로나19 진단키트가 결함이 있는 걸로 드러났고, 쓴 적도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언론이 호건 주지사를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하며 ‘영웅’이라고 호평하고, 진단키트를 맞이하러 공항까지 직접 나갔던 것도 상기시켰다.

당시 호건 주지사가 진단키트를 싣고 온 대한항공 여객기를 배경으로 한국계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와 찍은 기념사진도 게재했다. 그가 한국에 감사인사를 전한 트윗 내용도 브라이트바트는 공유했고, AP가 키트를 확보하는 데 역할을 한 유미 호건 여사를 ‘록스타’처럼 묘사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 주지사를 비판하는 트윗(위)를 올렸다. 호건 주지사는 곧바로 이를 반박하는 글로 대응했다.


한국의 랩지노믹스라는 업체가 만든 진단키트 ‘랩건’ 50만개를 메릴랜드주가 지난 4월 18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946만달러(배송비 46만달러 포함)를 주고 구매했지만, 결함이 드러나 추가 비용을 내고 새 키트로 교환했다는 내용은 이미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20일 보도한 것이었다.

메릴랜드주는 이에 대해 제품 결함이 아니라 식품의약국(FA)이 추후 제시한 조건에 맞게 키트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굳이 첫 보도 후 이틀이 흐른 시점에 브라이트바트를 통해 호건 주지사의 ‘과오’를 부각한 셈이다. 가뜩이나 ‘눈엣가시’였던 호건 주지사에 타격을 가할 소재를 종합판 격으로 정리한 기사를 택한 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건 주지사를 겨냥, “이 이름뿐인 공화당원(RINO)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호건은 큰 돈을 낸 결함있는 진단키트처럼 형편없다”고 적었다.

공화당 내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호건 주지사는 즉각 반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당신이 일을 했다면 미국 주지사들이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한복판에서 진단키트를 구하려고 스스로 꾸려 나갈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메릴랜드에서 성공적으로 했던 것처럼”이라고 썼다. 이어 “골프 그만 치고 (대선 패배)를 인정하라”고도 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뒤집으려고 한다는 점을 지적, “우린 바나나리퍼블릭(banana republic·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경제는 외국에 지배당하는 국가를 지칭하는데 바나나를 유일한 수출상품으로 삼는 중앙아메리카를 주로 뜻함)을 닮아가고 있다”면서 “솔직히 더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내지 않아 당혹스럽다”고 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7월 워싱턴포스트(WP)에 낸 기고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저격해 둘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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