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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가덕도 활주로서 고추 말릴라’ 논쟁 윤희숙·조국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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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선 23일 때아닌 ‘활주로에서 고추 말리기’ 논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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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일 세종시 금남면 한 농가에서 주민이 따가운 가을 햇살에 고추를 말리고 있다.(자료사진)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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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희숙 의원과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가덕도 공항이 고추나 말리는 용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국 전 법무장관은 “활주로에서 고추 말리면 처벌받는다”며 반박하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여권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4년 전 “신공항은 잘못하면 진짜 활주로에서 고추를 말리게 된다”며 윤 의원이나 천 이사장과 비슷한 발언을 했던 사실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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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이덕훈 기자


윤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코로나 발생 이후 전세계적으로 항공산업이 재편되고 있는데 항공수요를 섣불리 추정해 계획을 급히 확정해버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공항이 활성화될지, 활주로에서 고추를 말릴지는 항공사들의 노선 개설이 중요하다”고 적었다. 윤 의원은 “무엇보다 선거 때마다 정치공항이 뚝딱 만들어지는 것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이제는 정부가 입장을 내놔야 할 때”라며 “정말 선거 목적이 아니라면 그 타당성을 찬찬히 따져보겠다는 굳은 약속을 국민에게 해야 한다”고 했다.

천영우 이사장도 페이스북에 “가덕도로 가면 제주행 외의 국내선이 모두 없어지고 장거리 국제선 수요가 지금처럼 계속 없으면 고추 대신 멸치 말리는 공항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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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조감도와 조국 전 법무장관.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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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윤 의원과 천 이사장의 발언이 보도된 기사를 링크하며 “고추건 멸치건 활주로에서 말리면 공항시설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부산·경남 사람들, 고추나 멸치 말리러 활주로 가는 사람들 아니다”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8년 전에는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선거철 토목 공약’이라고 비판했지만, 최근엔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말바꾸기’ 지적에 대해선 “생각이 바뀌었다”며 “가덕도건 김해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정치권의 논쟁이 이어지자 유시민 이사장이 2016년 한 방송에 출연해 했던 발언이 이날 화제가 됐다. 유 이사장은 영남권 신공항을 두고 부산과 대구·경북이 가덕도와 밀양을 두고 대립했던 당시 둘 다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저는 (신공항이) 필요 없다, 주장이에요. 공항 만들려면 한 십몇 년 걸려요. 그런데 잘못하면 진짜 활주로에 고추 말리게 돼요”라고 했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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