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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부산 장구교실 코로나 확산…마스크 안쓰고 전국대회까지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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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장·주민 김장행사·주민센터 등서 확진자 나와

접촉자수 폭발적 증가세

부산시, ”온천교회, 해뜨라요양병원 때보다 더 위중”

조선일보

/일러스트=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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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장구교습소 관련 코로나 확진자가 25일 오전 11명에 이어 오후들어 8명이 더 나왔다. 또 이들 확진자의 동선이 시장·학교·김장담기행사·동사무소 등 불특정 다수가 접촉하는 다양한 공간에 걸쳐 있는데다 접촉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부산이 발칵 뒤집혔다. 접촉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추가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울산·서울·대구에 이어 경남 진주에서도 이 장구교습소발 확진자가 나왔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25일 오전 11명에 이어 오후 1시 기준 14명(부산666∼679번)이 더 추가로 확진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날 하루 발생한 확진자는 모두 25명이 됐다. 이는 지난 2월21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지난 10월14일 해뜨락요양병원 관련 55명에 이어 하루 확진자 수 중 2번째로 많은 수다.

오후에 추가된 14명 중 장구교습소 관련은 8명이다. 8명은 교습생 5명과 접촉자 3명 등으로 이뤄졌다. 이로써 부산의 장구교습소 연관 확진자는 모두 38명이 됐다. 이는 지난 24일 19명에 비해 2배 증가한 것이다. 확진자 38명 중 27명(색소폰 3명 포함)이 교습생이고 나머지 11명은 그 가족 등 접촉자들이다.

문제는 이들 확진자의 주 활동 공간과 동선이 다중 접촉 장소라는 것이다. 시 보건당국은 이날 “장구교습소 확진자 중 4명이 부산의 한 대형 전통시장 2층에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전통시장은 부산의 오래된 유명 시장 중 하나로 의류, 신발, 엑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많다. 3층 규모에 900여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보건당국 측은 이 시장에 근무하는 사람이나 지난 17~21일 이 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보건당국 측은 이날 “지난 17~21일 사이 이 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은 가까운 보건소를 찾아 진단검사를 받아달라”는 안내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냈다.

이 장구교습소 인근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교습생 확진자의 가족으로 이날 확진됐다. 이에 따라 부산시교육청과 보건당국은 이 학교 학생과 교사 86명을 접촉자로 분류하고 진단검사를 하는 중이다. 또 부산진구의 한 주민자치센터는 동장이 이날 확진되면서 26일까지 폐쇄됐다. 직원 10여명은 모두 자가격리됐다.

이 동장은 지난 21일 동네 부녀회 등의 이웃돕기 김장담기 행사에 참가한 이 장구교습소의 한 교습생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교습생은 이 동네 통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주민자치센터 직원 중 2명의 가족이 부산시청에 근무해 이들도 이날부터 자가격리됐다.

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장구교습소의 교습생은 40명으로 파악됐다. 40명 중 27명이 확진돼 감염률이 67.5%로 3분의 2를 넘는다. 보건당국 측은 “이 교습소는 지하1층 200㎡ 남짓한 공간에 무대가 있고 2개의 장구 연습실과 4개의 색소폰 연구실이 있는 구조”라며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지하 공간에서 장구 연주외 율동과 추임새 등 역동적인 행위가 더해진데다 공연 연습을 하느라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기도 해 감염이 빠르고 폭넓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부산의 장구교실 확진 수강생 10명이 참가한 울산의 전국 단위 아랑고고장구 지도자 자격증 행사에 함께 참여해 이들 수강생과 접촉해 양성 판정을 받은 울산 시민은 이날 6명으로 집계됐다. 이 장구 행사에 참가, 부산 장구교실 교습생과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울산 외에 서울 1명, 대구 1명, 진주 1명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부산 장구교실발 확진자는 총 47명으로 늘어났다.

부산시와 울산시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25일 현재 파악된 관련 접촉자 수는 450여명에 이른다. 이는 전날보다 200여명 늘어난 규모다. 또 부산의 전통시장 등 새로 확진된 감염자들의 동선에 대한 역학 조사 이후 그 접촉자들이 더해지면 접촉자 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만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커 보건당국 측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부산시 보건당국 측은 “현재 상황은 다수 확진자들이 발생했던 2월 말 온천교회(33명 감염), 10월 중순 해뜨락요양병원(86명 감염) 때보다 확진자들의 동선이 훨씬 복잡하고 접촉자들도 많아 더욱 위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가장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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