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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단독] "韓 유명희, WTO 사퇴" 가짜뉴스에 흥분한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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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무역기구 수장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한국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좌측)과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후보(우측)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사퇴를 결심했다는 페이크 뉴스가 퍼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활동하는 매체의 잘못된 보도가 확대재생산되며 나이지리아 매체들이 자국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후보가 사실상 당선됐다는 식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26일 매일경제신문이 이웨알라 후보의 소셜미디어와 나이지리아 영문 매체 보도를 확인한 결과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통상 전문 유료 정보제공매체인 '워싱턴 트레이드 데일리'가 '유명희가 사무총장 경쟁을 포기한다’(Yoo Dropping Out of DG Race)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에 유 후보의 포기 결정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나이지리아 현지 매체들이 복사하다시피한 유사 기사들을 쏟아내며 유 본부장의 포기 결정을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 본부장은 워싱턴 트레이드 데일리의 보도가 나온 다음날인 24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인 최초의 WTO 사무총장직 도전을 '완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매일경제가 워싱턴 트레이드 데일리 기사를 확인한 결과 이 매체는 유 본부장의 사퇴 결정에 대한 팩트를 확인하고자 미국 정부에 문의를 했지만 해당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미 양국의 당국자들로부터 팩트 확인을 받지 않은 '카더라'식 기사를 나이지리아 매체들이 기정사실처럼 보도하는 다소 황당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정가에는 워싱턴 트레이드 데일리를 비롯해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즈' 등 다양한 유료 정보제공매체들이 활동 중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즈의 경우 유 본부장의 사퇴 결정과 관련한 어떤 뉴스도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WTO 신임 사무총장 선출 이슈는 통상 전문매체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는 보도 아이템으로, 다른 경쟁매체들이 워싱턴 트레이드 데일리의 보도를 추종하지 않았다는 점은 해당 보도가 팩트에 기반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워싱턴 트레이드 데일리 측에 해당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를 요구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유명희 본부장과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후보 간 최종 승자는 오는 12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WTO 일반 총회에서 회원국 간 합의로 결정될 예정으로, 이날 총회는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현장 회의가 아닌, 온라인 방식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12월 총회 때 다른 연례 현안들을 논의하고 내년 1월에 특별일반이사회를 열어 새 사무총장 합의를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의 추대를 위해서는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한국 문재인 정부의 협업이 중요한 상황으로, '이번 WTO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대륙 출신으로 선출하자'라는 WTO 회원국 간 '암묵적 합의'를 깨뜨리는 게 17일 총회를 준비하는 한·미 양국의 최대 현안이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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