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김포시와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와 대구 수성구를 지난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로 지정한다고 발표하면서 경기 파주시, 울산시, 창원시, 대구 달서구 등 조정지역에 인접한 지역 아파트값이 껑충 뛰었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전형적인 '풍선효과'로 분석했다.
2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23% 오른 가운데 조정지역과 인접한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전국 평균보다 더 올랐다. 경기 파주시와 창원시, 울산시는 2012년 5월 감정원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폭으로 올랐고, 대구 달서구는 2015년 9월 0.68% 상승률을 기록한 이래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김포, 부산, 대구 수성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니 파주, 울산, 창원 등 인접 지역이 더 올라버린 전형적인 풍선효과로 볼 수 있다"며 "서울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이 전국으로 확산됐고,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니 인접 지역이 오른 것인데 아파트 공급이 즉각적으로 늘어나기 전까지는 이 같은 풍선효과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아파트가 쏟아졌다.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규제 발표 하루 전인 18일 8억4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도 지난 14일 8억6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인 9일 7억9000만원에서 일주일도 안 돼 7500만원이나 올랐다. 힐스테이트운정 84㎡ 역시 지난 14일 8억65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감정원에 따르면 파주 아파트값은 이번주에 전주 대비 1.06%나 오르며 6주째 상승했다. 이 같은 풍선효과는 영남 지방에서도 나타났다. 조정대상지역을 모면한 울산, 창원, 대구 달서구 등도 아파트값이 오른 것이다. 이번주 창원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1.01%는 감정원이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 폭이다. 이번주 울산 아파트 매매가도 전주 대비 0.65% 올라 8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대구 수성구를 규제하자 달서구가 뛰었는데, 이번주 달서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54% 오르며 5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실제 울산시 대장 아파트인 신정동 문수로2차 아이파크 2단지는 규제 이틀 전인 지난 17일 전용 101.48㎡가 13억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포항시 남구 대잠동 자이 전용 84.95㎡는 18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31일 같은 면적(32층) 4억7500만원보다 7500만원 올랐다.
부산은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등 조정대상지역에 선정된 곳들은 모두 상승 폭이 줄었지만 규제를 비켜간 부산진구(1.03%), 금정구(0.94%), 강서구(0.52%)는 상승 폭이 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부동자금을 서울이 아닌 지방에 묶어두기 위해 파주, 울산 등을 전부 규제 지역으로 묶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어떻게든 이 돈이 서울로 오지 않고 그나마 집값이 저렴한 지방에 머물기를 정부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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