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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비방·혐오 낳는 '가짜뉴스'…제재할 방안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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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20 국제 콘퍼런스'…"가짜뉴스, 헤이트스피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더욱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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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방송통신심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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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가짜뉴스'가 범람했다.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코로나바이러스처럼 허위조작정보 역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방안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제 콘퍼런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단절은 SNS 등 온라인 활동이나 방송 시청시간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문제는 온라인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 관련 정보들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가짜뉴스 확산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앤 라프랑스 국제방송통신기구(ICC) 부의장은 "다양한 음모론과 거대한 거짓정보들이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그 이유로 '불안함'을 꼽았다.

그는 "위협에 실제로 노출되어 있거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개인의 민감성이 핵심 요소"라며 "자신의 삶의 중요한 측면이 통제 불가능하다고 느낄 경우 이를 어느 정도 합리화하는 이론들을 믿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5G 주파수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 '5G 기지국 주변에 거주하면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등의 황당한 소문이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 퍼진 사례를 들며 "끊임없이 정확한 정보로 바로잡아주는 것이 적어도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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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러한 가짜뉴스가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홍종윤 서울대학교 팩트체크센터 부센터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올해 10월말까지 통계를 내보니 전체 허위조작정보 중 33%는 특정 대상을 비방했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국내 정부나 지자체 비방이 7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자국민(13%), 해외 지자체(6%), 외국인(6%) 순이었다.

성욱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코로나19로 특정 집단, 특히 중국인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이 상당했다"며 "허위조작정보로 단순히 그치는 게 아니라 헤이트스피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가짜뉴스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재할 법적 규정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홍 부센터장은 "국내에선 허위조작정보를 법으로 처벌하는 근거 규정이 없어서 다른 명백한 불법행위와 얽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며 "허위조작정보 유통으로 사회적 혼란이나 불신을 일으켜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신익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사무처장 역시 허위조작정보 규제의 한계를 인정했다. KISO는 2018년부터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신고가 접수된 가짜뉴스를 심의해 삭제 등의 조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언론사를 사칭하거나 도용해 기사 형태로 허위 정보를 전달하는 게시글로 한정돼있어, 사실상 SNS 등에서 유포되는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신 사무처장은 "센터에 들어온 가짜뉴스 신고 접수 건은 2018년에 115건, 2019년 168건인데 반해, 올해 11월까지 3583건이 접수됐다"면서도 "하지만 삭제 등 조처가 취해진 건수는 단 3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회원사에 대한 삭제 요청이 쉽지가 않아서 현재도 구글, 페이스북과 KISO 가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진숙 방통심의위 위원은 "최근까지도 방통심의위의 방송소위와 통신소위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긴급 심의를 진행해왔다"면서 "그럼에도 최소규제의 원칙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적 상황에 대해 어떻게 신중한 심의를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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