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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떠난다던 트럼프, 하루 만에 번복한 이유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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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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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하면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인 27일(현지시간) 입장을 번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은 말도 안 되는 8000만 표가 부정하게 또는 불법적으로 얻은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트로이트,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밀워키에서의 대규모 투표 사기를 보면 그는 해결할 수 없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 페이스북, 주류 언론을 겨냥해 “빅 테크와 가짜뉴스 미디어가 감추려고 결탁하고 있다”면서 “언론 자유가 과거로 사라졌고, 그게 그들이 2020년 선거의 수치와 진짜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심지어 헌터는 어디에 있나”라며 바이든 당선인의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이익을 챙긴 의혹을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도 “2020년 선거는 완전한 사기였고, 우리가 크게 이겼다”면서 “바라건대 그 사기적 결과를 뒤집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하면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고 밝혀 대선 불복 투쟁 시한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의 발언은 대선 패배 인정에 가장 가까운 것이고, 그가 내년 1월 20일부터 백악관을 비워주겠다고 처음으로 명백히 밝혔다고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5일에 실시되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선 투표를 의식해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공화당 중에서 어느 당이 상원의 다수당을 차지할지 결판이 날 조지아주 상원의원 2명의 결선 투표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을 위해 대선 불복 투쟁을 계속하면서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려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조지아주 결선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12월 5일에 조지아주를 직접 방문해 유세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부정 선거 의혹을 이유로 상원의원 선거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공화당이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2명의 후보가 모두 패배하면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잃게 돼 바이든 당선인의 ‘트럼프 흔적 지우기’에 제동을 걸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요구대로 바이든 당선인이 8000만 표 득표가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도 없고, 법률상 의무도 없다고 친 트럼프 성향의 보도를 해온 폭스 뉴스가 이날 지적했다. 폭스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개표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을 막을 수 있는 권한도, 방법도 없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경합 주인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주가 이미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인한 개표 인증 절차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부정 선거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는 소송전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개표 인증을 막기 위해 낸 소송이 연방 2심에서도 패소했다. 펜실베이니아 주의 제3 연방고등법원은 27일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자로 선언되는 것을 막아달라며 트럼프 캠프가 낸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우리 민주주의의 생명선이고, 선거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혐의에는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가 필요하나,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고, 캠프의 주장은 가치가 없다”고 소송을 낸 트럼프 대통령 캠프를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변호사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선택한다”면서 “연금술로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 측은 고법의 판결에 불복하고, 연방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이날도 골프장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면서 기자들에게 버럭 화를 낸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로이터통신 백악관 출입기자인 제프 메이슨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 결과에 승복할 것인지 캐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그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다”면서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꾸짖었다. 그는 이어 손가락을 흔들면서 메이슨 기자에게 삿대질한 뒤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다”면서 “대통령에게 절대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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