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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일단 뚫고보자' 마이너스통장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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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6681개…신용대출 규제 발표 직전 12일 보다 3.5배 늘어
실제사용액 30~40%…대출 안하면 '한도 축소' 불이익받을 수도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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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통장 한도까지 더해 1억 원이 넘는 신용대출 규제가 임박하자 '일단 뚫어놓자'는 수요가 몰리면서 마이너스 통장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실제로 마이너스 통장에서 이뤄지는 대출은 한도의 30∼40%에 불과할 만큼 이용률이 저조하다. 신용대출 규제 전 미리 개설한 이용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1일(하루) 신규 개설 마이너스 통장 수는 지난 23일 6681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3일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 규제가 발표되기 직전인 12일 1931개의 3.5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런 '마이너스 통장 개설 러쉬'의 가장 큰 이유는 금융당국이 오는 30일부터 연 소득 8000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1억 원 초과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 포함)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한다고 13일 예고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0일 규제 시행 이후부터 개설한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가 모두 신용대출 총액에 합산되는 만큼, 규제에 앞서 미리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고 한도를 최대한 늘려놓으려는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 잔액도 금융당국 규제가 발표된 13일 이후 26일까지 14일간 2조1928억 원(12일 129조5053억 원→26일 131조6981억 원)이나 불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의 실제 이용률은 생각보다 낮은 편이다.

4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소진율(마이너스 통장 대출 사용액/최대 한도 설정액) 통계를 보면 이달 26일 현재 32.6∼43.5%, 평균 38% 수준이다

소진율이 38%는 예컨대 5대 은행에서 사상 최대 규모(6681개)의 마이너스 통장이 만들어진 지난 23일 총 3518억 원의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설정됐다. 기간을 두고 지켜보면 이 가운데 평균 38%(1337억 원) 정도만 실제 대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개별 차주(돈 빌린 사람)의 마이너스 통장 소진율이 너무 낮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7월 말부터 약정금액이 2000만 원을 넘는 신규 또는 기한연장 마이너스 통장에 대해 소진율에 따라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 신규 약정(기한연장)일로부터 만기일 3개월 전까지의 평균 대출한도 소진율이 10% 이하면 약정 한도의 20%를 깎은 뒤 기한을 연장해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진율이 낮은 한도 대출에 대한 규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설정된 마이너스 통장 한도만큼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갱신 과정에서 고객과 협의해 한도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30일부터 시행을 예고한 신용대출 규제의 핵심은 연 소득 8000만 원을 넘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총액이 1억 원을 초과하면 개인 차주(돈 빌린 사람)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비은행권 60% 이하)' 규제를 받는 것이다.

[이투데이/김범근 기자(nov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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