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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옥죄기 전 뚫어 놓자"...마통 발급 평소 3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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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 발급 6,681건
소진율은 38% 불과...`받아 놓고 안 쓰는` 가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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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대출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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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고소득자가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40%로 제한하는 대출 규제가 시행되는 영향으로 마이너스통장 발급 건수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대출이 막히기 전 일단 뚫어놓고 보자’는 가수요가 몰린 것이지만, 실제 마이너스통장 안에서 이뤄진 대출은 한도의 30~4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의 일일(하루) 마이너스통장 발급 건수는 6,681개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당국이 새 신용대출 규제를 발표하기 직전일(12일) 발급 건수인 1,931개의 3.5배에 달한다.

마이너스통장 발급 건수는 최근까지 꾸준히 5,000~6,000개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하루 설정되는 마이너스통장 수는 현재 은행 내부 통계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라며 “다른 은행도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마통 급증세’는 금융당국이 30일부터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개인의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을 경우 DSR 40%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대출을 갚을 수 있는 소득 능력을 갖췄느냐를 판단하는 지표다. 그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하는 차주에만 DSR 40%가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에도 개인 단위의 DSR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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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30일 이후 개설된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모두 신용대출 총액에 합산되는 만큼, 규제 시행 전 대출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 잔액도 규제가 발표된 13일 이후 26일까지 2주 사이 2조1,928억원이나 증가했다.

이 같은 급증세와 다르게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소진율(최대한도 설정액 대비 대출 사용액)은 평균 38%로, 은행별로 30~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상당수 소비자가 “언젠간 쓸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이너스통장을 미리 개설했을 뿐, 실제 대출을 실행하진 않았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 따라서는 마이너스통장 사용 실적이 저조할 경우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은행권은 규제 적용 예정일(30일)에 앞서 이미 강력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선 상태다. 국민은행은 지난 23일부터 금융당국의 지침인 ‘연 소득 8,000만원’과 상관없이,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모든 차주에 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8일부터 연 소득 8,000만원 초과 차주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DSR 규제에 돌입했고, 농협은행은 당국 지침 외에도 주력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올원직장인대출’의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줄이고 우량 등급 고객에게 주던 우대금리(기존 0.3%포인트)도 없애기로 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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