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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눈치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미친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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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서 살인마 연기한 전종서

조선일보

넷플릭스 영화 '콜'에서 연쇄 살인마 역을 맡은 배우 전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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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저 언니 좀 무서워.”

배우 전종서(26)는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서 공개된 한국 공포 영화 ‘콜(Call)’에서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지닌 연쇄 살인마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귀기(鬼氣)마저 내뿜는 그의 연기를 한 줄로 요약하는 대사를 찾으면 극 중 소녀의 말일 것이다.

전종서는 30일 온라인 인터뷰에서 “촬영 전부터 대본을 심도 있게 많이 팠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배우가 자신의 준비 과정을 ‘심도 있게’라고 표현하는 것도 무척 드문 경우. 하지만 “대본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하루 종일 감독님과 함께 체크한 뒤, 모든 장면에 대한 시뮬레이션(simulation·모의 실험)을 마치고 촬영에 들어갔다”는 그의 말에서 다부진 근성이 느껴졌다. ‘콜’은 지난 3월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수차례 연기 끝에 넷플릭스 공개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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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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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는 데뷔작이었던 2018년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이어서 이번이 2년 만의 출연작. ‘버닝’에서도 반라(半裸)로 아프리카 춤을 추는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현장에서 연기한 직후 촬영 분량을 다시 보면서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도 이 감독에게 배웠다. 그는 “저 때문에 일정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면 죄송스럽지만, 덕분에 자기 객관화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문'의 주연으로 현지 촬영을 마쳤다.

영화 ‘콜'은 집 전화를 매개로 우연히 현재와 과거가 연결되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김혜수·조진웅 주연의 인기 드라마 ‘시그널’과 흡사한 설정이다. 하지만 형사의 끈질긴 수사극이 아니라 연쇄 살인마의 탄생을 보여준다는 점이 차이다. 서태지의 2000년 히트곡 ‘울트라맨이야’가 두 시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전종서는 “서태지 열풍을 경험한 세대는 아니지만 이번에 그의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들어보았다. 노래 한 곡에도 감동과 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 작품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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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콜'에 출연한 배우 전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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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는 여주인공 박신혜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악역이다. 나이는 박신혜가 네 살 연상이지만, 박신혜는 아역 배우로 데뷔했기 때문에 ’15년 선배'다. 전종서는 “저는 영화에서 아무래도 공격 위주인데 비해서 박신혜 선배는 방어·수비 중심이다 보니 피구 경기처럼 진행됐다”면서 “하지만 둘이 처한 시대가 다르다 보니 동시 촬영한 분량은 거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버닝’의 방황하는 청춘부터 ‘콜’의 연쇄 살인마까지 강렬한 이미지의 배역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작품에서 에너지를 모두 쏟아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눈치 보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미친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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