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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코로나 자가치료 도입에 부작용 우려…"철저한 모니터링 전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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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소아부터 젊은층까지 확대"…해외선 시행

전문가들 "항체 치료제 승인 이후에 도입해야"

뉴스1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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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치료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여러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 무증상 환자의 한해서는 자가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환자는 2~3일 내 빠르게 건강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자가치료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가치료 중 증상이 악화했는데도 발견이 늦어져 치료가 지체되면 자칫 폐렴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1일 정부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향후 자가치료를 도입, 소아부터 적용해 젊은 경증환자나 무증상자에게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경증환자나 무증상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자가격리를 하며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생활치료센터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방역당국도 전문가와 논의해 자가치료 기준과 관리체계에 관한 안을 만든 상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이같은 점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오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12세 이하 어린이는 혼자 생활치료센터나 전담병원을 들어가 격리되기 어려워 부모 중 1명이 (집에서) 자가격리하면서 모니터링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젊은 성인의 경우도 중증화할 위험이 없기 때문에 자가치료를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은 자가치료를 도입했으며 관련 방침을 이행하고 있다. 미국 CDC 지침에 따르면, 확진자는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자가치료를 할 수 있으며 의사와 연락을 유지하면서 호흡곤란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한다. 집 안의 다른 사람이나 애완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며 가능하면 별도의 욕실을 사용해야 한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집에 머무르는 확진자는 고열을 느끼면 파라세타몰이나 이부프로펜을 복용해야 하며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침 완화를 위해 꿀물 복용도 권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가치료는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국가들의 코로나19 방역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자가치료를 도입했다가 자칫 환자의 증세가 급격히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젊어도 호흡기가 좋지 않은 환자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자가치료를 하라고 했다가 증세가 악화되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며 "증상이 전혀 없어도 폐렴이 진행될 수 있어 의료진이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집에서는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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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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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전화로만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면 진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치료센터를 추가로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며 자가치료를 꼭 도입해야 한다면 도입 시점은 항체치료제가 승인되고 경증환자나 무증상자에게도 처방이 가능해진 이후가 돼야 한다고 했다. 최소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2~3일 경과를 지켜본 후 자가치료를 받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한, 자가치료를 도입해야 한다면 철저한 환자 후송 시스템 마련과 바이러스 전파 예방 지침이 필수적이라는 당부도 있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자가치료가 말이 자가치료지 사실상 치료라고 할 수 있느냐"며 "생활치료센터는 의료진이 환자를 모니터링(점검)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개인 주택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자가치료를 도입한다면 보건소가 철저하게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장실과 같은 공유 공간을 통해 확진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우려도 있다"며 "관리가 철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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