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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선진화법'에 꽁꽁 묶인 제1야당…"차라리 멋있게 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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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석으론 입법저지 원천 불가…입법 전쟁 현실론 고개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원법 단독 처리에 이어 공수처법 개정 강행까지 예고함에 따라 국민의힘에서는 또다시 무력하게 밀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원내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솔직히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민주당 입법 독주를 저지할 수단이 많지 않다.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회의장을 점거하거나 입구를 막아 의사 일정을 지연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원내 103석에 그친 의석수 열세를 극복할 카드가 사실상 전혀 없는 것이다.

2012년 당시 여당 시절, 내부 우려에도 국회선진화법 처리에 찬성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판단이 원성을 사는 이유다.

원내 지도부는 '정기국회 회기 내' 쟁점법안 처리라는 민주당의 로드맵이라도 가로막고자 하지만, 이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는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버스터에 돌입한다고 해도 민주당과 소수정당이 힘을 합하면 금세 이를 무력화할 수 있어서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동의로 24시간 만에 중단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질 때 지더라도 멋있게 지자"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는 민주당의 법안처리 강행을 저지하지 못할 바에야 '거대 여당 독주'를 부각해 국민 여론이라도 얻어보자는 계산이 깔렸다.

전날 원내 전략회의에서는 "공수처법 개정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자조와 동시에 "우리로서는 더는 잃을 것도 없지 않은가"라는 취지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질적인 수세 속에서 지도부의 전략이 부재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일부 제기된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18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80석 남짓 갖고 했던 것과 비교해도 우리가 너무 못 싸우는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상임위 간사도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연합뉴스

발언하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2,1 jeong@yna.co.kr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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