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래 사이트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찍으면서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직전 최고치인 240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코인개미’들이 주식시장 못지 않게 가상자산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투자 열기가 고조됐다.
1일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1시50분 기준 2147만원에 거래됐다.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도 2148만원을 찍었다.
글로벌 거래사이트에선 이미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30일 오후 1만9850달러(약 2200만원)에 거래됐다. 2017년 12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만9666달러(약 2177만원)를 넘어섰다.
이같은 비트코인 가격 강세에 대해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로노19(COVID-19)로 촉발된 유동성 공급 속에 화폐가치의 하락,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 고조, 페이팔 등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한 국가에 한정된 게 아니어서 글로벌 시장과 같이 갈 수밖에 없다”며 “개인이 사고 파는 과정에서 글로벌 가격이 수렴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가인 2018년 1월의 2400만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초저금리 시대에 적절한 투자처를 찾고자 했던 20~30세대가 가상자산 투자로 더 몰릴 것으로 본다.
거래대금도 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정보포털 쟁글이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인애널리시스와 공동으로 발간한 ‘한국 가상자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사이트의 6~10월 누적 거래대금은 102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 11월까지 계산하면 거래금액은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코인 광풍’이 불었던 2017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35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후 2018년 들어 거품이 빠진 후 20분의 1 수준까지 거래대금 규모가 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5개월여 간 4개 주요 거래사이트(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의 거래금액은 규모 면에서 투자 열풍이 불던 시기에 근접해 가고 있는셈이다.
다만 국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녹록지 않은 점이 변수다. 내년 3월 거래소 등에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여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된다. 시중은행의 분석과 평가에 따라 실명계좌 발급이 좌우된다. 은행의 판단으로 영업 활동이 판가름나는 것이어서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과 실명입출금계정 계약을 맺고 있는 곳은 주요 거래소 4개다. 다른 중소 거래소들은 이른바 ‘벌집계좌’를 사용 중이다. 거래소 법인 계좌로 고객 돈을 받아 대신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특금법이 시행되면 그마저도 어렵다. 폐업하는 업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가상자산을 정의할 수 있는 ‘업권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 역시 걸림돌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정상적이라면 업권을 정의하는 ‘업권법’이 먼저 나와야 하는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처럼 규제법이 먼저 생기게 됐다”며 “가상자산이 무엇인지에 대한 법적 정의가 있어야 산업이 산업다워지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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