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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가 핵과학자 원격 살해” 이란 안보회의 의장 공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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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공격자 없었다”

‘원격 조종 기관총’ 보도도

장례 생중계…보복 다짐

[경향신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암살된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흐리자데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원격 살해됐다고 이란 고위 당국자가 30일 밝혔다. 이란 고위 당국자가 이스라엘의 ‘원격 살해’를 공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의회에서는 핵사찰을 거부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왔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복귀하려는 조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의 부담이 커졌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은 30일 파흐리자데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작전은 매우 복잡했고 전자장비가 사용됐다. 현장에는 (공격자가) 아무도 없었다”면서 “시오니스트 정권과 모사드가 주범”이라고 말했다.

당초엔 사건 당일인 지난달 27일 파흐리자데가 타고 가던 방탄차 근처에서 폭발물이 터진 뒤 공격자 5~6명이 나타나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고위 관계자가 직접 설명을 정정한 것이다.

파르스통신 등 현지 언론들도 전날 파흐리자데가 원격 조종 기관총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무기는 인공위성으로 원격 조종됐고, 표면에 이스라엘 방산업체의 상표가 새겨졌다고 30일 국영방송사의 보도를 인용해 알자지라가 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란 핵개발계획 책임자였던 파흐리자데가 모사드의 오랜 표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은 29일 “그의 제거는 중동과 전 세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의 JCPOA 복귀는 더 어려워졌다. 이란 정부는 30일 테헤란에서 파흐리자데의 장례를 국영TV로 생중계하며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 의회도 “국제사회의 핵 사찰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졌다. 외부에서 자극하면 이란이 JCPOA에서 아예 이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걸프 아랍국들도 이스라엘과 손잡고 미국의 JCPOA 복귀를 견제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번주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순방한다고 악시오스 등이 29일 전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이스라엘과의 수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29일 사우디와 이스라엘 수교가 임박했다며 “바이든이 JCPOA에 복귀하려면 (반이스라엘 전선에서 반이란 전선으로 이동한) 새로운 중동과 맞서야 한다”고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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