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장중 한때 1만9850달러(약 2200만원)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강남의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모니터에 시세가 나오고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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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한 비트코인의 기세가 무섭다. 최근 글로벌 통화 팽창과 달러 약세 분위기 속에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인 금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위험성이 큰 투기자산이라며 최근 '쏠림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년 전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던 당시 금융시장에선 '가상화폐는 사기고 상승세는 얼마 못 가 꺾일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였고 한국 정부가 투기 피해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규제에 나서기도 했다. 2017년 12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비트코인 가격은 3개월 만에 70% 급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확장 정책을 내놓은 탓에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다. 백신 개발 소식에 내년 경제 회복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달러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도 경기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최근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1일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인류 역사에서 전염병 사태를 계기로 돈이 혁명적으로 바뀌었다"며 "코로나 팬데믹이 낳은 돈의 혁명에서 비트코인이 승자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전체 발행총량이 제한돼 있어 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논리다. 톰 피츠패트릭 씨티그룹 외환부문 글로벌 헤드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을 '21세기의 금(21st Century Gold)'이라고 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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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31만8000달러(약 3억5200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월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2600만개 가맹점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결제를 지원한다고 밝힌 후 가상화폐의 위상은 달라졌다. 미국 와이오밍주는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업체 크라켄에 은행 설립 허가를 내줬다.
투기 성향이 높은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매매 위주였던 시장 환경 또한 바뀌는 추세다. 글로벌 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피델리티는 늘어나는 가상화폐 거래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비트코인 펀드를 지난 8월 출시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폴 튜터 존스와 스탠리 드러켄밀러도 비트코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가상화폐 리서치업체 더블록의 래리 커맥 이사는 로이터통신에 "과거보다 비트코인은 점진적이면서 안정적인 속도로 상승했다"며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급락 리스크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비관론도 꺾이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 열풍은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기 수요가 늘어난 것일 뿐 3년 전과 성격이 다르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김혜순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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